국제일반
푸틴의 견강부회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핵무기 만들려 해”
뉴스종합| 2022-02-24 18:08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핵무기 보유를 허용하지 않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선포하면서 한 주장이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체결로 남아있던 모든 핵무기를 러시아로 넘겼으므로 푸틴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핵무장화 추진 음모론까지 동원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부가 미국의 도움을 받아 핵무기를 다시 놓으려한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세력에 대한 독립국 승인 직후에 한 55분간의 대국민 연설에서도 '우크라이나 핵무장설'을 늘어놨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만들려 한다. 이건 허풍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이튿날 기자회견에서도 "우크라이나가 대량살상무기(WMD)를 손에 넣는다면 세계와 유럽의 상황이, 특히 우리에게는 급격히 바뀔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러한 실질적 위험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NYT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에 미국 핵무기가 배치된다는 것은 현재로선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인데도 푸틴 대통령이 이러한 주장을 진지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최근 잇따라 ‘부다페스트 각서’를 언급하며 서방에 안전보장을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9일 독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의 이행을 논의하기 위한 관련국 회의 소집을 촉구하면서 회의가 소집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는 각서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모든 권리를 지닌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미국, 영국, 러시아 등과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당시 세계 3위 규모였던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영토의 온전성과 독립적 주권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이 각서에는 우크라이나가 다른 나라의 공격을 받을 때 군사적 지원을 받는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의 발언을 ‘핵포기’에서 ‘핵보유’로 선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발언은 우리를 겨냥한 것"이라면서 "그들은 소련 시절에서 비롯된 광범위한 핵능력과 선진적 핵산업, 교육기관 등 신속히 (핵무장을) 단행할 모든 걸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해 러시아를 공격할 핵무기 발사기지가 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라고도 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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