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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격리 호텔에 머무르고 있는 국민 9명이 지난달 26일 오전 주상하이 총영사관 마당에 마련된 야외 투표소에서 재외국민 투표를 했다. 사진은 방호복을 입고 투표에 참여하는 국민들 모습. [주상하이 총영사관·연합] |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선거일을 엿새 앞두고 후보 단일화에 나서면서 이미 투표를 한 재외국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재외국민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투표 뒤 후보 사퇴를 제한하는 일명 ‘안철수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인 A씨는 3일 “재외국민 투표 종료 이후 후보 사퇴를 제한하는 ‘안철수 법’ 제정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하겠다고 나섰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미 지난 2월 23일부터 28일까지 재외투표소 투표가 완료된 상황인데, 안 후보에게 표를 던진 이들은 유권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동 사표 처리가 돼 버린다”면서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자 대한민국 선거판에 대한 우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외투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모두 아시겠지만, 재외투표 과정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라며 “대사관과 거리가 먼 곳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버스나 기차는 기본이고 몇 백만원 들여 비행기까지 타고 투표장 가시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만큼 투표가 유권자에게 있어서, 우리 민주주의에서 얼마나 큰 가치인지 아니까 그 먼 걸음도 감수하고 내 표를 던지러 기꺼이 나서는 것”이라며 “두 후보가 어떤 전략으로 단일화를 한 건지는 궁금하지 않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투표를 다 끝낸 이후의 후보 사퇴로 인한 강제 무효표 처리는 그 표를 던진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분노했다.
해당 청원은 3일 현재 1만 개가 넘는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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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시내 봉헤치루 지역에 있는 한국교육원 3층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재외 유권자들의 투표가 진행됐다. [연합] |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3~28일 115개국(177개 공관), 219개 투표소에서 재외유권자 22만 6162명 중 16만 1878명이 투표에 참여해 총 71.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3일 후보 단일화를 전격 선언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루 전날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단일화를 선언했다. 선거일이 일주일도 안 남은 가운데 후보 단일화가 이어지며 대선 정국이 출렁이고 있다.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