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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버틴다?” 한국 덕보는 넷플릭스 “망 사용료는 못 줘”
뉴스종합| 2022-03-16 21:50
[123rf 제공]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K-콘텐츠 덕 보면서…망 사용료 못 준다는 넷플릭스, 왜?”

망 사용료 지급을 둘러싼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법정 공방 두 번째 라운드가 막을 올렸다. 오징어게임을 시작으로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심판 등 한국 콘텐츠 ‘덕’을 보고 있는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는 내지 못하겠다고 버티며 업계 및 정치권 내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는 상황. 이런 가운데 16일 열린 항소심 첫 변론에서 넷플릭스는 다시금 SK브로드밴드가 ‘무상 솔루션’을 거부하며 일방적으로 망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무상 솔루션이 ‘일방적 솔루션’이라고 반박하는 한편 다른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의 형평성을 언급하면서 넷플릭스에 맞섰다.

넷플릭스는 이날 서울 고등법원에서 열린 망 이용대가 채무부존재 민사소송 항소심 구술 변론에서 “콘텐츠를 전송할 의무가 있는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인 SK브로드밴드가 콘텐츠 전송 의무를 CP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는 그러면서 “ISP가 오픈커넥트(OCA)를 연결해 망 내에 분산 설치하면 트래픽을 줄일 수 있다”면서 “ISP가 OCA를 무상으로 적용하면 불필요한 비용 지출 없이 국내에서 안정적이고 최적화된 형태로 자사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브로드밴드가 “OCA 설치 방안은 거부하며 오로지 ‘돈을 달라’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있는 넷플릭스 본사. [게티이미지]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OCA가 ‘일방적 솔루션’이라고 반박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콘텐츠를 전송할 때 세계 각국에 위치한 OCA 중 어떤 서버에서 콘텐츠가 전송되는지, 스트리밍 품질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등은 오직 넷플릭스의 독자적인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실행된다”면서 “이 과정에서 SK브로드밴드는 어떠한 관여도 할 수 없고, 내용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OCA 설치를 통해 국제구간 트래픽 감소로 국제망 증설·관리 비용이 줄어 들더라도, 이는 본래 넷플릭스 측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므로 넷플릭스의 이익에 불과하다”며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비용을 투입해 OCA를 설치하고 이를 유지·관리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데이터 송신의무가 넷플릭스에 있음을 보여주는 간접 사실”이라고도 했다.

SK브로드밴드는 뿐만 아니라 OCA를 도입해도 비용이 발생하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는 “OCA를 설치하는 것은 국내 SK브로드밴드 기지국·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넷플릭스 캐시서버를 넣는 것”이라면서 “트래픽은 10분의 1로 줄겠지만 기지국 설비(물리적 서버) 사용료와 임대료 및 전기요금 등 비용이 발생하는데 넷플릭스는 이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다른 CP들에게도 망 이용 대가를 지급받고 이용을 허락하고 있다며, 넷플릭스와 타 CP간 형평성 문제도 지적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를 지급하라고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며 소송을 낸 뒤 1심에서 패소한 바 있다. 항소심 2차 변론은 5월 18일 진행된다. 망 연결 방식과 증거자료 제출 등 기술적 쟁점을 두고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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