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바이든, 푸틴을 ‘전범’으로 칭했다
뉴스종합| 2022-03-17 11:30
[유튜브 'C SPAN' 채널 캡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처음으로 ‘전범(戰犯)’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개최한 한 행사를 끝낸 뒤 푸틴 대통령에 관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 “그는 전쟁 범죄인(war criminal)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21면

러시아에 대한 초강력 규탄이자, 우크라이나와 정전 협상 중인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한 연설에서도 러시아군이 병원을 공격하고 의사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AP는 미 당국자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의 행동에 대해 내놓은 가장 강력한 규탄이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그동안 ‘전범’이라는 단어가 법률적 용어라는 이유로 표현을 자제해왔다. 일부 서방 국가 정상들이 일찌감치 푸틴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부르는 것과 달랐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자명하다. 그는 진심에서, 또 그가 TV를 통해 본 것을 토대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독재자의 야만적이고 끔찍한 행위가 민간인의 생명을 위협해 앗아가고 임신한 여성과 언론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바이든)는 (기자의) 직접적인 질문에 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또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지정하는 문제에 관해 국무부에서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해 “폭격으로 전세계 수십만명을 죽이는 수장에 쓰는 그런 수사법은 받아들일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전쟁범죄란 고의 살해나 고통, 광범위한 재산 파괴나 압수, 의도적인 민간인 공격을 아우르는 행위를 말한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조사해 기소한다. 앞서 ICC의 카림 칸 검사장은 이번 침공 과정에서 전쟁 범죄가 있었다고 볼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서 39개국으로부터 조사 승인을 받았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실제 ICC가 조사 결과 푸틴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전범’으로 기소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CC 사건은 정치적 사안 보다 현장 명령자의 개별 행동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으며, 기소되더라도 체포돼 법원에 넘겨져야하는데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에 있는 동안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ICC에 전쟁범죄회부하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거쳐야하는데 러시아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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