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삼성·LG 물류난이 중국에 기회?” 샤오미·하이얼이 러시아 시장 다 뺏나 [비즈360]
뉴스종합| 2022-03-21 13:11

LG전자의 러시아 루자 가전공장 내부.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LG전자가 물류 차질을 이유로 러시아향 선적을 중단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까지 국내 기업들의 러시아 현지 피해가 점차 확산하는 가운데 이를 틈타 샤오미, 하이얼 등 중국 가전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9일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러시아로 향하는 모든 출하를 중단하고 상황이 전개되는 과정을 계속 주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머스크, MSC 등 글로벌 해운사들은 물론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까지 러시아행 운항을 중단하며 LG전자도 이같은 물류 차질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

LG전자는 “모든 사람의 건강과 안전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LG전자는 인도적 구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5일 물류난을 이유로 러시아향 선적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과 삼성전자. [게티이미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러시아 칼루가와 루자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두 기업은 스마트폰과 가전에서 1, 2위를 차지하며 러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브랜드 시장조사업체 OMI가 발표한 '소비자들이 뽑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무려 10년 동안 1위를 차지했으며 LG전자 역시 지난해까지 러시아에서 러시아 소비자원이 주관하는 ‘고객만족대상’에서 3년 연속으로 ‘가전 서비스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러시아 법인들의 매출은 4조3963억원(2020년)이었고 LG전자의 지난해 러시아 등 기타지역 매출은 2조335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으나 러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러시아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지난해 3분기 기준)은 삼성전자가 3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샤오미가 26%로 2위였고, 애플이 15%로 3위였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리얼미가 8%로 4위, 샤오미 서브브랜드인 포코가 3%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빠진 자리를 중국 업체가 차지할 수 있다.

TV 등 가전 분야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빠지면 미데아, 하이얼, 하이센스, TCL 등 중국 가전기업들이 시장을 점유할 수 있다.

비중은 크지 않으나 중국 가전업체들은 최근 몇 년 간 러시아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 하이얼은 2008년 러시아에 진출했으며 유럽 수요 대응을 위해 2016년 공장을 건설해 2019년부터 세탁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미데아도 내년까지 1500만달러(약 182억원)를 들여 냉장고 등을 생산하는 가전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타격을 입으면서 중국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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