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러, 도네츠크·루한스크 합병안 놓고 5월중순 국민투표”
뉴스종합| 2022-04-28 10:01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대통령이 친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돈바스 지역에 세운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수장 데니스 푸쉴린·가운데)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수장 레오니트 파세치니크)에서 5월 중순 러시아와 합병하는 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EPA·타스]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러시아가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안에 세운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에서 5월 중순 러시아 연방과 합병하는 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가 앞서 2014년 우크라이나 땅이던 크름(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할 때 썼던 국민투표 절차를 밝겠다는 것이다.

현실화하면 애초 DPR·LPR의 독립을 지지한다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설명은 구실에 불과하고 러시아 영토로 편입시키겠다는 야욕을 공식화하는 셈이다.

라트비아에 본사를 둔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Meduza)는 크렘린궁 사정에 밝은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DPR와 LPR에서 오는 5월 14~15일 러시아와 합병하는 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할 수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일인 5월 9일에 맞춰 DPR와 LPR가 속한 돈바스에서 승리를 선언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해당 지역에 대한 총공세를 시작한 상황이다.

DPR의 수장인 데니스 푸쉴린과 LPR의 수장인 레오니트 파세치니크는 국민투표가 계획돼 있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난 3월 밝힌 바 있다.

메두자는 국민투표가 애초 4월말에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패배하는 사례가 잇따라 여러 차례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5월 중순’이라는 국민투표 일정이 예상했던 것보더 더 촉박해진 것이고, 러시아군의 돈바스 총공세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관측한다.

그러나 시점과 별개로 국민투표 자체는 DPR와 LPR를 병합하려는 러시아의 궁극적인 목표를 재확인시켜주는 지점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사흘 전인 지난 2월 21일 DPR와 LPR의 독립을 인정하고,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친 러시아인을 보호한다는 명분 등으로 전쟁을 일으키면서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대내외에 알렸다.

러시아 행정부 관료들은 DPR와 LPR를 병합해야 한다고 믿지 않는데, 푸틴 대통령의 개인적인 바람이 강하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크렘린궁은 DPR와 LPR지역을 관할할 담당자도 새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DPR와 LPR 뿐만 아니라 현재 러시아군이 일부 장악하고 있는 남부도시 헤르손에서도 국민투표가 치러질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 독립할지 여부와 DPR와 LPR를 모델로 ‘헤르손인민공화국(KPR)’을 만들지를 시민에게 묻겠다는 것이다. 투표일도 DPR와 LPR와 같은 날로 예정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계획을 근거로 향후 헤르손도 병합하겠다는 러시아의 의도가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DPR·LPR·헤르손에서 진행하는 국민투표는 안드레이 야린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러시아연방보안국(FSB)이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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