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수장 회동은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물가안정, 시장 불안심리 완화, 건전성 관리 목표
경제 수장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은행] |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미국이 28년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스탭’을 단행함에 따라 윤석열 정부 경제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번 회동은 새 정부 들어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비상 거시경제 전문회의’를 개최했다. 최 경제수석은 사전 발표된 회의 참석자 명단에 없었으나 시장 점검 및 대응방향 설명 차원에서 현 정부 경제팀의 일원으로 참석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회의 이후 가진 브리핑에서 “미국 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에 맞춰 한 자리에 모여 비상 거시경제 전문회의를 개최했다”면서 “이번 회의를 통해 정부와 관계기관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빨라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따른 우리 금융 외환시장의 영향을 진단하면서 공동 대응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고 말했다.
미 연준는 이날 새벽인 15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정책금리 인상과 함께 “향후 추가적으로 50bp 또는 75bp 인상을 고려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경제 수장들은 미국 연준의 큰 폭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공급망 차질 등이 중첩되면서 현 경제 상황이 복합적 위기이며 상당 기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인식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미국 금융시장은 그동안 75bp 인상을 예상하고 움직였던 점 등을 반영해 오늘의 조치가 당초 예상에 부합한 수준이라는 평가에 따라 오히려 안정된 모습을 보였으나, 앞으로 긴축 가속화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상정하고 있다”며 “정부와 중앙은행은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비상한 경계감을 가지고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강조했다.
경제 수장들은 이러한 복합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물가 안정 ▷금융·외환시장 불안심리 완화 ▷금융기관 건전성 관리 등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윤 정부 경제팀은 우선 물가 안정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는 데 공통 인식을 갖고 총력을 다해 대응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과 함께 공급 측면의 원가 부담 경감 기대 인플레이션 확산 방지 등 다각적 대응 노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불안 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공동 대응 노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외환시장의 경우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유지하면서 심리적 과민 반응 등으로 쏠린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특히 채권시장에서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정부의 긴급 바이백,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등을 적절한 시점에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경제 수장들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등 경제 금융 여건 악화 시 불거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들에 대해서도 관계기관이 긴밀히 협력하며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금융회사의 유동성과 건전성 금융업권 간 취약한 연결고리 등을 집중 점검해 시스템 리스크 사전 예방에 만전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기획재정부와 중앙은행, 금융위와 금감원 등은 수시로 협력하고 공동 대응해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큰폭 금리 인상에 따른 한은의 빅스텝(기준금리 50bp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아직 3~4주가 남아 그때까지 나타난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이달이나 9월 임시 금통위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려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한미 금리차 역전 현상에 대해서는 금리차가 미칠 영향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인상 속도 측면에서 미국이 한국보다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금리 자체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이런 상황에서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외환시장 채권 시장에 어떤 영향 미칠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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