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설립된 모빌리티기업 '쏘카'가 8월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차량 공유’라는 낯선 서비스 개념을 각인시키기 위해 업계 최초로 TV 광고를 진행하는 등 모빌리티산업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사진은 2015년 펼쳤던 브랜드 캠페인 영상. [쏘카 유튜브]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도 포기했는데… ‘쏘카’ 대박 가능?”
모빌리티기업 ‘쏘카’가 8월 상장에 도전한다. 흥행을 위해 몸값도 낮췄다. 누적 투자금액만 3300억원이 넘는데, 희망 기업가치는 1조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야말로 간절하다. 하지만 성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IPO(기업 공개)시장 한파가 만만치 않다. 대표 모빌리티기업 ‘카카오모빌리티’는 상장을 포기하고 매각까지 검토 중이다.
지난 24일 쏘카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3만4000~4만5000원이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1조1400억~1조5100억원이다. 그동안 예상치보다 상당히 낮다. 지난 3월 롯데렌탈이 지분을 인수할 때까지만 해도 기업가치가 1조 3000억원을 넘었다. 기업가치가 적어도 2조원은 되리라는 것이 업계 예상이었다. 높을 때는 3조원도 넘봤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해 낮은 수준에서 공모가를 책정했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는 공모가 확정을 위해 수요예측까지 진행했지만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상장을 미룬 카카오모빌리티는 ‘매각’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모빌리티사업이 택시 등 기존 산업과 갈등이 잦은 탓이다. 쏘카 또한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공모가를 두고 쏘카와 재무적투자자(FI) 간 마찰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욱 쏘카 대표. [쏘카 제공] |
쏘카는 2011년 차량공유(카셰어링) 서비스 ‘쏘카’를 선보인 뒤 다양한 모빌리티사업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손 대는 신사업마다 좌초되는 곤욕을 겪었다. 렌터카 기반 기사 대행 서비스 ‘타다’는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2020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중고차거래 플랫폼 ‘캐스팅’ 또한 8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이번 상장 흥행이 절실한 이유다. 상장을 통해 수혈한 자금으로 주력 사업을 고도화시키고 자율주행,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모빌리티업계 분위기를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상장한 롯데렌탈의 주가는 3만 6000원대로 공모가(5만 9000원)를 밑돌고 있다.우버(UBER), 리프트(LYFT) 등 글로벌 기업도 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모빌리티산업 자체의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흘러나온다. 올해 들어 우버 주가는 30%, 리프트 주가는 60% 넘게 폭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차량 호출 수요가 바닥을 쳤던 시기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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