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나토·EU, 우크라 지원 무기 ‘밀수 시장 유출 방지’ 총력전
뉴스종합| 2022-07-13 08:58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한 정밀 유도 로켓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MIMARS-하이마스)'의 모습.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의 전면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첨단 무기를 지원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이 무기 관리 소홀로 인해 자신들이 제공한 무기가 '밀매 시장'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심 중이다.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제공된 무기가 테러 세력이 서방 국가들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인식, 체계적인 무기 관리 체계를 우크라이나 정부와 협력 하에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평가되는 우크라이나발(發) 무기 밀매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우크린폼에 따르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함께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한 무기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재고 목록을 작성하고, 무기 소재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우크라이나 정부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서방에서 지원한 무기들이 (나토 동맹국인)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이후엔 어디로 공급되고 어디에 쓰이는지, 심지어 우크라이나 내부에 머무르고 있는지조차 파악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서방 국가들의 도움을 받아 광범위한 무기 감시·추적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미국으로부터 지원 받은 M777 155㎜ 곡사포를 러시아군을 향해 발사하고 있다. [AP]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서방 국가들은 소총과 탄약부터 대(對)전차용 로켓포, 장갑차, 공격용 무인기(드론)까지 100억달러(약 13조원) 이상의 군사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바 있다.

나토와 우크라이나 정부 간의 협상에 참가 중인 보니 데니스 젠킨스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미국산(産) 무기와 군사 기술 등이 불법적 통로를 통해 테러 단체 등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에 대해 매우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미국의 무기를 적절히 관리하겠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약속을 확신하며, 이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정부와 밀접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유리 사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도 “우크라이나 내부 또는 외부로 이동하는 무기의 흐름에 대해 국제 사회 파트너와 면밀히 감독하고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토와 함께 EU도 우크라이나발 무기 밀매 확산을 막기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섰다.

EU는 최근 회원국 내무장관 회의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몰도바에 ‘지원 허브’를 설치해 무기 밀매 방지를 위한 전문지식 제공 등 협력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수송 중인 탱크 위에 서 있다. [로이터]

다만, 이 같은 노력이 뒤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야나 체르노초바 체코 국방장관은 지난 8일 수도 프라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한 국가들이 해당 무기의 사용처를 추적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내전이 벌어졌던 구(舊) 유고 연방에서도 무기 밀수가 성행했던 만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이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EU 경찰 기구인 유로폴은 지난 4월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테러 집단에 공급할 목적으로 무기 밀매가 시작됐으며, EU 안보에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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