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연료 90%·식품 35%↑...우크라에 전쟁·인플레 ‘다중 폭격’
뉴스종합| 2022-07-26 11:3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전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민들도 일상적인 생활에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자국 내 연료 가격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0% 상승했고, 식료품 가격도 35% 이상 급등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통계청이 지난 8일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했을 때 21.5%나 높아졌다.

이처럼 우크라이나의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장 주된 이유는 러시아의 무자비한 공격으로 공급망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NYT는 “러시아가 철도와 항만 등 우크라이나 주요 인프라에 대해 ‘초토화’ 공격을 벌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내 주요 농업·공업 지역인 남동부가 러시아군에 점령된 것도 식료품·생필품 공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활한 식료품·생필품 공급을 위해 많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트럭 운송에 나서고 있지만, 연료비 급등으로 인해 이마저도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를 잡는 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트럭 운송 업체인 CSAD-야보리우의 마리치카 우스티멘코 부사장은 “전쟁 전 연료를 가득 채우는 데 300유로밖에 들지 않던 비용이 이젠 850유로까지 치솟았다”며 “제조업체들 역시 생산·운송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 중이며, 수입제품 가격도 우크라이나 통화 평가절하로 더 비싸졌다”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 흐리브냐의 미국 달러 대비 가치를 25% 절하하는 조치를 취했다. 외신들은 전쟁으로 경제가 타격을 입은 가운데 외화 보유고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월급이 동결되거나 줄어든 우크라이나 일반 국민은 물론, 고정된 액수의 연금을 수급하는 노인층, 전쟁으로 피난을 떠난 실향민 등에겐 인플레이션이 생활고로 직결되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 서민들의 생활 지수로 활용되는 ‘보르시치 지수’는 지난 6월 수치가 전년 동월 대비 43%나 상승했다. 우크라이나의 국민 요리로 꼽히는 보르시치는 붉은색 비트와 스메타나(사워크림의 일종)를 곁들인 수프 요리다. 상대적으로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르비우 등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에선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주택 임대료가 급등하는 문제도 발생 중이다. 여기에 국외로 피신했던 우크라이나인들도 귀국하면서 가구, 전자제품 등의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는 이요르 코르피 씨는 NYT와 인터뷰에서 “월급만으로 생활하기 힘든 국민들이 농작물 장사에 나서는 등 제2, 제3의 직업까지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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