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IMF “美 올 경제성장률 2.3%...경기침체 피하기 쉽지 않을 것”
뉴스종합| 2022-07-27 11:18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이 단기간 내 경기 침체를 피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며 직접 경고한 데 이어, 미국 월가(街) 경제 전문가들 10명 중 6명은 미국 경제의 침체를 예상했다.

여전히 노동시장이 강력하고 실업률이 낮지만, 경기 침체를 감수하고라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급격한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이 이 같은 결과를 촉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IMF가 세계경제 전망 수정보고서를 내놓은 뒤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현재 환경은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매우 낮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경기 침체를 피하는 길은 매우 협소한 경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작은 충격조차도 미국을 경기 침체로 기울도록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다. 이는 불과 3개월 전인 4월 전망에 비해 무려 1.4%포인트나 내린 것이다.

IMF는 또 경기 침체를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정의할 때 미국의 경기 침체가 이미 시작됐을 수 있다고 적었다.

고린차스 수석은 미국의 노동 시장이 강력하고 실업률이 3.6%로 매우 낮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통화 긴축 정책이 계속되면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노동시장도 점차 냉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등 미 행정부가 경기 침체 상황이 아니라고 역설하고 있는 것과 정반대의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촉발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경제전문가 대상 설문 결과도 나왔다.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와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30명을 대상으로 7월 설문조사 결과 ‘물가상승률을 낮추려는 연준의 노력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63%가 ‘그렇다’고 답했다.

미 경제가 침체를 피해 연착륙할 것으로 낙관한 응답자는 22%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 침체가 올 확률을 55%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5월 조사 때보다 20%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로베르토 페를리 글로벌정책리서치국장은 “연착륙으로 향하는 길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은 좁고 찾기 매우 힘든 길”이라며 “일부 지표들은 이미 경기 침체가 왔거나 가까워졌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미국 경제의 약세와 더불어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경기 역시 둔화 추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고린차스 수석은 별도 블로그 글에서 “이번 경제 전망은 4월 전망 이후 매우 어두워졌다”며 “세계가 조만간 글로벌 경기 침체의 가장자리에 서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IMF는 경제 전망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주요국의 통화 긴축, 인플레이션 등의 여파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각각 3.2%, 2.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4월 전망보다 0.4%포인트, 0.7%포인트씩 후퇴한 수치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럽이 향후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부정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올해와 내년 세계 성장률은 각각 2.6%, 2.0%까지도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편, IMF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고강도 제재를 받는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월 전망치보다 2.5%포인트 오른 -6.0%로 조정했다. 금융 부문을 안정시키려는 러시아의 조처가 경제 지탱에 도움을 줬으며,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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