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전장연 대표, 이번에도 조사 거부…“경찰서에 엘리베이터 설치하라”
뉴스종합| 2022-08-31 16:29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서울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박혜원 기자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박경석 대표를 제외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31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박 대표는 서울경찰청 산하 모든 경찰서가 장애인편의시설을 갖출 때까지 조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후 2시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서 내 차별을 시정할 계획도 없이 남대문 경찰서에서 조사받도록 해서 출석 조사를 거부해왔으나, 더는 미룰 수 없어 일부 수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 대표는 “그러나 저는 조사 받지 않겠다”며 “서울청 관할 모든 경찰서에 정당한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그 계획을 밝히면 자진출두해서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주 월요일(9월5일) 7시30분에 출근길 지하철 타기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전장연 활동가들 26명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출근길 시위를 진행하며 도로를 점거하거나 열차 운행 등을 방해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14일 서울 혜화 경찰서, 19일 서울 용산경찰서, 25일 서울 종로 경찰서에 출석했다가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했다.

이에 지난달 말 서울경찰청은 조사 편의성과 수사 효율성을 고려해 장애인편의시설을 갖춘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집중수사관서로 지정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남대문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거부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혜원 기자

이날 오후 2시40분께 이 공동대표, 이 회장, 문 소장은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로 들어갔다. 이외 활동가들 역시 추후 협의를 통해 조사 일정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남대문서에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으니 여기서 조사받으라고 하면 끝이냐”며 “우리는 조사 받겠지만 국가도, 기획재정부 장관도, 윤석열 대통령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모두 조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소장 역시 “진짜 범죄자는 그동안 장애인들이 집구석에서 나오지 못하게 꽁꽁 묶은 정부와, 그 장애인들은 고작 1시간 지하철과 버스를 멈췄다고 범죄자라 하는 국가권력”이라며 “저는 조사를 받고 또 현장에서 투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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