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국내 외국인 5명 중 1명은 불법체류…40만명 육박
뉴스종합| 2022-09-01 10:06

서울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5명 중 1명이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체류(미등록) 외국인 수는 40만 명에 달해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연보에 따르면 7월 기준 국내 거주 불법체류자는 39만5068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2020년 9월(39만6000여 명) 이후 가장 많은 수다.

불법체류 외국인은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8만8000여 명에서 올해 1월 39만여 명, 2월 39만1000여 명, 3월 39만2000여 명, 4월 39만3000여 명, 5월 39만4000여 명 등 매월 약 1000명씩 늘고 있다.

총 체류 외국인 가운데 불법체류 외국인의 비율을 뜻하는 '불법 체류율'도 2019년 15.5%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2020년 19.3%, 지난해 19.9%로 뛰어올랐다.

불법 체류율은 2020년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줄곧 19%대를 기록했고, 지난 1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20%를 찍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 5명 중 1명은 체류자격 없이 거주한다는 의미다. 7월 기준으로 한국에 사는 외국인 수는 208만1350명이다.

이는 기존에 취업 등을 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 가운데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출국 기일을 넘기고도 국내에 머무르는 경우가 속출하며 빚어진 사태로 분석된다.

불법체류자 가운데 약 34.3%는 취업 비자나 유학생 비자 등 외국인 등록증을 발급받은 이들을 뜻하는 '장기 체류 외국인'이다. 이들은 90일 이상 체류가 가능하다. 7월 기준 장기 불법 체류자는 13만5000여 명으로, 작년 동기(12만여 명)보다 12.8% 증가했다.

문제는 입국 시 방역 조치 완화와 해외 항공편 재개 등으로 외국인 입국이 다시 늘어날 경우 불법체류자 증가세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실제로 최근 관광을 목적으로 제주로 입국한 태국인 수십 명이 연락이 두절되거나 불법 취업을 시도하는 등의 사례가 잇달아 발생했다.

이같은 이유로 국가 간 이동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전에 불법체류 문제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도균 제주 한라대 특임교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 시장에서 불법체류자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진다는 사실"이라며 "비자 발급 절차와 국경 관리 등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인력이 필요한 직종에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일손을 공급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정은 원장은 "이주노동자 공급 확대는 자칫 내국인의 일자리 침해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다"며 "정밀한 시장 조사를 통해 필요한 인력을 적절한 시기에 공급해 주는 게 현명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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