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IAEA, 자포리자 원전 사찰 개시…“사찰 인원 잔류해 핵재앙 막을 것”
뉴스종합| 2022-09-02 09:43
1일(현지시간) 라파엘 그로시(앞줄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끄는 IAEA 사찰단이 러시아가 점령 중인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에 도착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찰달의 뒷편으로는 자포리자 원전의 원자로 모습이 보이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가 점령 중인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의 ‘핵재앙’을 막기 위해 파견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1일(현지시간) 현장에 도착, 사찰 임무에 돌입했다.

이날까지도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간의 포격이 이어지며 사찰단의 현장 도착이 늦어지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양측은 원전 안전에 지대한 위협이 발생한 이유가 상대방에게 있다며 비난전을 계속했다.

로이터·타스·AFP 통신 등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이끄는 사찰단은 이날 자포리자 원전에 도착해 사흘간으로 예정된 일정을 시작했다.

현장을 확인한 그로시 총장은 “수 시간 동안 많은 중요한 정보를 수집했고 필요한 것들을 확인했다”며 “사찰단의 임무는 원전을 핵사고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며, 전문가들이 핵·방사선 안전과 관련된 시설을 검사하고 모든 보호 조치가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로시 총장은 IAEA 사찰관들이 자포리자 원전에 상주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도 했다. 정확한 인원과 체류 기간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1일(현지시간) 라파엘 그로시(앞줄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러시아가 점령 중인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에 도착해 현장을 둘러보며 발언하고 있다. [타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사찰이 이달 3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라 밝혔다. 또, 그로시 총장은 먼저 철수하고 전체 14명 중 5명이 현장에 남아 사찰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 측 현지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8~12명이 현장에 머물 것이라고 전했다.

IAEA 사찰 첫날인 이날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의 교전은 지속됐다. 사찰단이 우크라이나가 관할 중인 자포리자 시에서 출발해 현장에 도착하려 했지만, 주변 포격이 계속되며 도착 시간이 예정보다 3시간 정도 지연되기도 했다. 그로시 총장은 “중기관총 발사와 박격포 포격 등으로 발생한 불빛을 2~3회 볼 수 있었다”며 “주변의 교전 상황이 IAEA의 사찰을 멈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 상대방을 향해 “IAEA의 사찰을 방해하려는 목적의 공격을 하고 있다”고 책임 떠넘기기에 열중했다.

1일(현지시간) 라파엘 그로시(앞줄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끄는 IAEA 사찰단이 러시아가 점령 중인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에 도착해 사흘 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사찰 임무에 착수했다. IAEA 사찰단이 이동할 때 탑승한 유엔 소속 차량이 자포리자 원전 내부에 세워져 있는 모습이다. 뒤로는 ‘Z’ 표식이 그려진 러시아군 탱크가 서 있다. [타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한 연설 영상을 통해 IAEA 사찰단의 자포리자 원전 방문을 환영한다면서도 러시아가 IAEA 사찰단을 속이기 위해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을 협박, 거짓말을 강요한다는 구체적 정보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 점령자들이 IAEA의 필수적 임무를 ‘관광’으로 왜곡하려는 나쁜 시도를 하고 있다”며 “IAEA가 이 같은 참사가 벌어지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러시아가 원전 주변 도시인 에네르호다르를 포격함으로써 IAEA의 임무를 방해하려 한다”며 “테러 국가처럼 구는 러시아 범죄자들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IAEA 사찰단의 현장 점검에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 대표단을 파견해 러시아에 유리한 주장들을 내놓았다.

1일(현지시간)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끄는 IAEA 사찰단이 러시아가 점령 중인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에 도착해 사찰을 개시했다.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 대표단 관계자가 그로시 총장에게 사용후 핵연료 보관시설 및 원자로에서 불과 수십~수백m 떨어진 곳에 떨어진 불발탄을 가리키며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우라간 로켓이라 주장하고 있다. [EPA]

로사톰 대표단은 사용후 핵연료 보관시설 및 원자로에서 불과 수십~수백m 떨어진 곳에 떨어진 불발탄이 우크라이나의 우라간 로켓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가 포격을 중단하지 않는 이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럽 모두가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을 것”이라고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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