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기후변화의 경고…“천둥·번개 때 급성 천식 발작 가능성↑”
뉴스종합| 2022-09-10 09:27
경희대 지리학과 이은걸 교수 [경희대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국내 연구팀이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Thunderstorm)와 천식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해당 연구는 뇌우 천식 조기 경보 시스템의 필요성을 대두시켰다는 의미를 지닌다.

10일 경희대에 따르면 이은걸 지리학과 교수와 박주형 미국 국립지업안전보건연구원의 호흡기건강과 박사는 지난 8월 초 뇌우와 급성 천식 발작과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연구팀의 논문은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기관인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가 발행하는 공식저널인 ‘환경건강전망(EHP)’에도 게재됐다.

연구팀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2010년~2012년 동안의 기후 자료와 천식 환자의 급성 천식 발작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데이터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뇌우로 비가 많이 오거나 기온이 내려간 상황에서 급성 천식 발작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가 늘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에 참여한 이은결 교수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에서 재직했는데 그 당시 한 경험으로 부터 해당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이 교수는 “뇌우가 발달하는 시기가 아닌 1월에, 뇌우로 수영장에서 나와야 했다”면서 “이후 기후변화로 인한 뇌우 변화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뇌우 발생이 증가하면 천식 환자의 급성 천식 발작의 위험성이 증대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우려됐다”고 연구 시작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이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뇌우로 인한 급성 천식의 발생 원리를 추정했다. 뇌우가 발생하면서 상승기류가 생기고, 꽃가루나 곰팡이 포자 같은 천식을 유발하는 물질이 이 상승기류를 타고 대기 중으로 들어간다. 이때 천식 유발 물질이 대기 중의 수증기와 접촉하면, 삼투압 충격을 받는다. 이 충격으로 꽃가루나 곰팡이 포자가 파열디는데 이때 세포 내에 천식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미세한 알레르기 물질이 다량으로 분출된다. 이후 뇌우가 성숙해지면 하강기류와 비가 발생하는데 비아 함께 씻겨 내려온 미세 알레르기 물질이 호흡기로 유입돼 급성 천식 발작을 일으키는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의 연구 이전에는 이 연구 이전에는 시공간 기후 및 의료 빅데이터를 사용해 위험 요인을 분석한 뇌우천식 연구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은걸 교수는 연구 방법론을 한국에 적용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천식 환자 유병률도 2002년부터 2015년까지 환자가 1.7배 증가했다”라며 “가정의학과와 호흡기 관련 역학 연구자분들과 함께 한국의 사례를 연구하고 싶다”라고 후속 연구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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