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전쟁 패배 불안하나…우크라 친러 분리지역 주민투표 촉구
뉴스종합| 2022-09-20 14:13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서 알렉산드르 코프만(가운데)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시민회의 의장이 러시아와의 합병을 묻는 주민투표를 즉각 실시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타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지에서 러시아와의 병합을 묻는 주민투표를 서두르는 움직임이 나온다.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내 친러 세력은 동시에 11월 4일에 주민투표를 실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더르 코프만 DPR 시민회의 의장은 이날 데니스 푸실린 DPR 수장에게 러시아와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를 즉각적으로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코프만 의장은 "우리는 러시아연방 국경이 도네츠크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있길 원한다"며 "우리는 다시 한번 큰 조국인 러시아의 일원이 되길 원하며 돈바스 주민들은 그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1월 4일에 이 같은 주민투표를 치르길 원한다"며 "푸실린 DPR 수장과 DPR의회는 주민투표를 신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역사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제정 러시아가 폴란드 지배에서 벗어난 날인 11월 4일을 2005년부터 '국민 통합의 날'로 정해 국경일로 기념하고 있다.

이달 들어 러시아 집권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내에서도 11월 4일에 맞춰 돈바스와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 주민투표를 치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LPR 시민회의도 이날 레오니트 파센치크 LPR 수장에게 러시아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LPR 시민회의 측은 "주민투표가 우리 공화국의 안보를 담보하고 재건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로디온 미로슈니크 러시아 주재 LPR 대사는 "러시아 가입 절차를 개시하려는 시민들의 분명한 열망이 나타나고 있다"며 "LPR 당국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푸실린 DPR 수장이 파센치크 LPR 수장에게 러시아의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 준비에 힘을 합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당초 DPR와 LPR를 비롯해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헤르손주, 자포리자주 등에서는 지난 11일 치른 러시아의 정기 지방투표 일정에 맞춰 러시아 영토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시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러시아군은 돈바스를 완전히 점령하지 못했고, 점령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탈환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가 가짜 주민투표를 강행할 경우 모든 대화 기회가 차단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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