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이란 ‘히잡 의문사’發 반정부 시위 일파만파
뉴스종합| 2022-09-23 11:14
이란에서 히잡을 쓰지 않은 20대 여성이 ‘풍속 단속 경찰’에 체포·구금 된 뒤 사망한 사건으로 곳곳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시위대가 경찰서에 불을 지르고, 경찰차를 뒤집는 등 폭동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 시내에서 시위대가 도로를 차지하면서 차량들과 뒤엉켜 있다. 멀리 차량이 불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AP]

이란 ‘히잡 의문사’ 사건으로 전국적인 시위가 일어나고, 미국 정부가 관련 인사에 대해 인권 침해 제재에 나서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은 히잡을 느슨하게 썼다는 이유로 22살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풍속 단속 경찰’(morality police)에 체포·구금된 뒤 사흘만인 지난 16일 사망한 일이다.

현재 이란에서는 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가 지난 17일 시작돼 확산하고 있으며 치안당국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는 등 강경 진압하면서 22일(현지시간)까지 10여명이 숨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에 있는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사진) 이란 대통령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미니 사망 사건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경찰에 의해 사망한 미국인 사건을 염두한 듯 “모든 죽음이 조사 받느냐”며 서방의 ‘이중잣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혼돈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시위대를 향해 경고했다.

그는 이란계 미국인인 CNN의 앵커이자 국제전문기자인 크리스티안 아만푸어와의 인터뷰를 기자가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취소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란에선 2019년에 휘발유 가격 급등에 항의하는 전국 단위 시위가 일어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1500여명이 숨졌다. 경찰이 과잉 대응했다는 비판이 인권단체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제기된다.

미국 정부는 22일(현지시간) 이란 여성에 대한 학대와 폭력, 평화로운 시위에 나선 이란인의 권리 침해를 이유로 이란 풍속 단속 경찰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 은 풍속 단속 경찰, 정보보안부 관련 육군 부대 등 이란 치안 당국의 지도부 7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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