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中 외교사령탑 ‘대만 설전’…“대만해협 평화” vs “反대만독립 분명히”
뉴스종합| 2022-09-24 11:58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계기에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로이터]

[헤럴드경제] 미중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대만문제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양자회담을 가졌다.

대만문제와 관련 미국은 평화와 안정 유지, 중국은 대만독립 반대에 대한 미국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지역 및 세계안보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블링컨 장국은 미국의 오랜 ‘하나의 중국’ 기조에 따라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회담의 초점은 대만이었다고 전했다.

반면 왕 부장은 “미국은 중·미 3대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과 하나의 중국 원칙에 정확하게 복귀하고, 각종 대만 독립·분열 활동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왕 부장은 “대만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며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도 최근 행동은 이에 배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평화통일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기본방침을 계속 견지할 것이라는 중국 측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평화적 해결과 대만 독립·분열은 물과 불처럼 서로 어우러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양자회담에서 양국의 기본 입장을 밝힘으로써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중국의 대만 침공시 방어 발언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및 이에 반발한 중국의 무력시위로 격화된 대만문제를 둘러싼 갈등 양상을 누그러뜨리는 단초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미 의회가 대만에 대해 동맹 수준의 안보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대만정책법안’을 계류중이고, 중국은 내달 당대회를 전후해 대만 통일에 대한 입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여 양측의 갈등은 쉽사리 봉합되기 어려워 보인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은 미중관계 전반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은 미중 간 열린 소통라인을 유지하고, 특히 긴장 상황 동안 양국관계를 책임있게 관리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며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중국과의 협력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신화통신도 블링컨 장관이 양국관계를 안정적인 궤도로 되돌리는 것이 상호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왕 부장은 “중미 양 대국은 공동이익과 심각한 이견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이 점은 변치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고 억제와 탄압을 골자로 하는 대중국 정책을 반성하고 바꾸길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발전을 막으려고만 하고, 걸핏하면 일방적으로 횡포를 부리는 행태를 그만두라”면서 “중미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의 궤도로 복귀할 수 있도록 추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러시아를 규탄하는 입장을 밝히고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후과가 있을 것임을 경고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러시아 침공에 대응하고 추가 도발행위를 저지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중국 측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전하면서 왕 부장의 구체적인 언급은 공개하지 않았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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