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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화물 실시간 모니터링...40조 글로벌시장 공략”
뉴스종합| 2022-09-28 11:07
엑셀로의 IRS 내화물이 장착된 테스트용 고로. 내화물의 온도, 상태, 에너지 손실률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엑셀로 제공]

“‘내화물(耐火物)’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국내 1조원, 글로벌로는 40조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철강, 발전, 유리, 시멘트 등 고온·고압의 극한 환경을 견뎌내야하는 설비가 들어가는 모든 산업이 우리의 타깃이다.”

‘내화물’은 고온에서 용해되지 않고, 고열에 견딜 수 있는 무기재료를 말한다. 고로, 소각로 등 고온의 열처리를 필요로 하는 산업에 필수요소이며 80% 이상이 철강산업에 주로 사용된다. 고로나 래들, 대탕도 등 설비의 내부에 블록 방식으로 설치돼 최대 1600℃에 달하는 쇳물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화물이다.

박성재 엑셀로 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내화물 시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 의지를 밝혔다.

지난 2017년 엑셀로를 창업한 박 대표는 내화물 모니터링 시스템인 ‘IRS(Intelligent Real-time System) 솔루션’ 개발에 성공해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IT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인 박 대표는 국내 최대 내화물 제조사의 1차 협력사에서 근무하며 기존 내화물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지난 수십년 간 내화물 업계는 물성이나 강도 등 성능 향상에만 포커스가 맞춰졌었다.

반면 내화물의 내부에 자체 개발한 센서가 내장된 IRS 솔루션은 내화물의 온도, 침식 상태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전 세계 내화물 시장에서 이같은 기술을 완성한 곳은 엑셀로가 유일하다. 특히 일반 벽돌 형태부터 최대 1.5m까지 내화물의 폭과 크기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어 어떤 설비에도 장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강점이다.

박성재 대표

박 대표는 “내화물은 사용 중 일정 정도 침식이 되거나 손상이 생기면 그때그때 교체를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산 설비가 고온을 견디지 못해 파손이 생기게 된다. 지금까지는 내화물의 상태를 제대로 체크할 수 없어 충분히 더 사용할 수 있는데도 내화물을 교체할 수 밖에 없었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만 해도 연간 사용되는 내화물이 1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IRS 솔루션을 활용하면 잔여 사용기간 체크는 물론 손상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어 이같은 비효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IRS 솔루션의 경쟁력으로 최근 산업계의 최대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내화물의 사용 주기를 최대한 효율화해 불필요한 설비 교체를 막을 수 있다는 것. 설비의 온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고로 등을 가열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낭비를 막아 탄소중립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 지금까지 고온의 설비를 작업자가 육안 등으로 직접 검사하며 발생했던 인명 사고의 위험까지 차단할 수 있어 중대재해처벌법의 우려에서도 자유로울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IRS 솔루션은 이미 국내 메이저 철강업체에서 고로, 대탕도 등 설비에 실제 장착 테스트를 마치고 본격적인 실적 쌓기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현대OCI, SK에코플랜트 등과 국내 대기업과 비즈니스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글로벌 최대 고로 설비 생산업체인 룩셈부르크 폴 워스(Paul Wurth)사에서도 기술 검증이 마무리 돼 본격적인 협업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철강생산업체인 아르셀로 미탈의 유럽 자회사 수 곳과 비즈니스 미팅을 갖고 IRS솔루션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 대표는 “IRS솔루션은 단순히 내화물과 고온 설비의 모니터링 뿐만 아니라, 여기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 가공해 산업 생산공정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능케하는 툴이다. 전 세계 어느 업체도 성공하지 못한 센서 내장 내화물의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더 부각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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