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튀르키예, 헝가리 이어 러에 가스 구매대금 지급 기한 연기 요청
뉴스종합| 2022-10-04 09:24
튀르키예 국영 가스회사 보타스 가스저장시설 모습. [보타스 웹사이트]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친(親)러’ 행보를 보인 서방의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재정난 속에 잇따라 러시아와 천연가스 구매 대금 지급을 연기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제재를 위해 에너지 가격 급등을 감내하는 가운데 튀르키예와 헝가리는 일단 경제에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러시아에 달려간 것이다.

튀르키예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에 천연가스 대금 지급 기한을 2024년까지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타스 로고. [보타스 웹사이트]

보도에 따르면 익명의 소식통은 튀르키예 국영 가스기업인 보타스(Botas)가 가스 대금 지급을 미룰 방안을 강구 중이며, 양국이 가스 구매대금의 25%를 달러가 아닌 루블화로 내는 방안을 협상하는 중에 이같이 가스대금 지급 기한 연기 방안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협상에서 양국이 어떠한 형태라도 합의를 이뤘는 지는 분명치 않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보타스가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에 공식 요청한 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레세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산 가스를 할인 가격으로 제공 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헝가리는 이날 앞서 가스프롬과 겨울 천연가스 대금 지급 기한을 내년 3월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국영 에너지기업 MVM과 가스프롬은 가스가격이 임의의 한계선을 초과해 오를 경우에 이같이 대금 지급을 연기하는 데 합의했다. 양측은 가스 가격 급등 시 3년 간 대금 지급을 미루는데도 합의했다.

마튼 나기 헝가리 개발부 장관은 로이터에 “우리는 한계가격에 합의했으며, 이를 초과할 경우 대금을 지금 내지 않아도 된다”면서 한계가격이 얼마인 지 구체적으로 밝힌 지 않은 채 현재 시장가격 보다 낮다고 말했다.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통화가치가 하락, 에너지 수입 비용은 더욱 늘어 국가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튀르키예 리라화는 올들어 달러 대비 28% 평가 절하됐다. 무역 적자 규모도 커져 8월 기준 11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이다. 이날 튀르키예가 발표한 9월 물가상승률은 83.45%로 24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헝가리의 경우 올해 석유, 가스 수입 비용은 190억달러로 2019년 40억달러와 비교해 4배 이상으로 늘었다. 헝가리 포린트화 가치는 이날 외환시장에서 1유로에 425포린트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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