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패션위크 3년 만에 현장 개막
1000여명 관객 가득…열기 후끈
국내외 유명 백화점 바이어 참석
송지오 2023 S/S 서울 패션위크 오프닝쇼. [송지오 제공] |
‘역대 최고 규모, 역대 최대 길이 런웨이.’
3년 만에 현장 패션쇼로 돌아온 서울패션위크는 예년 규모를 되찾은 정도가 아니었다. 오히려 더 커졌다. 11일 오후 4시 30분, 동대문운동장역 1번 출구에 위치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문 미래로 다리 공간이 120m에 이르는 런웨이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서울패션위크 역사상 가장 긴 길이의 이번 런웨이에서 이날 한국 1세대 디자이너 하우스인 ‘송지오(SONGZIO)’ 개막쇼가 열렸다. 1000여명의 관객이 런웨이를 가득 채웠고, 어울림 광장 주변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평소 같았으면 열댓 명의 사람들이 이동을 하기 위해 오가던 곳이지만, 이날만큼은 블랙 바이커 쇼츠에 워커를 신거나 긴 생머리에 오버핏 재킷을 입은 ‘패피(패션피플)’들이 가득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패션쇼를 즐기는 관객들도 쉽게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완전한 엔데믹에 들어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송지오 2023년 봄·여름(S/S) 컬렉션 착장을 입고 런웨이에 직접 참여한 셀럽(유명인)도 스무 명이 넘었다.
송지오가 이번 개막쇼에서 선보인 63번째 컬렉션의 주제는 ‘월식’(ECLIPSE)으로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됐다는 설명이다. ‘영원’과 ‘순간’의 교차를 표현하는 듯한 댄스 크루 ‘훅’(HOOK)의 오프닝 공연이 시작됐다. 이어 차승원을 비롯해 배정남, 이기우, 한혜진, 아이키 등이 런웨이 모델로 등장해 역대 최장 길이인 240m에 이르는 워킹을 선보였다. 시그니처 컬러인 블랙부터 형광빛이 도는 옐로우·그린·스카이블루 등 다채로운 색상으로 표현된 송지오만의 미학이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이정아 기자] |
[이정아 기자] |
송지오 인터내셔널의 송재우 대표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국내·외 영향력 있는 귀빈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으로 한국 패션의 위상을 입증할 수 있어 뜻깊었다”라며 “현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신 관객분들께도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송지오만의 색을 담은 디자인 행보로 패션업계를 앞장서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64개 매장을 운영 중인 송지오는 올해 프랑스 파리에 지사를 설립, 국내외 공격적인 브랜드 확장으로 연내 900억원대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이 자리에는 서울 시의원을 비롯한 정재계 인사, 신세계·롯데·현대·갤러리아 등 국내 주요 백화점 바이어가 모두 참석했다. 프랑스의 대표 백화점인 봉마르셰, 갤러리 라파예트 관계자와 르 피가로, 엘르, 마리클레어 등 해외 패션 언론사 에디터들도 참여했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영향으로 의류 소비가 늘면서 패션업계는 마케팅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봄·여름에는 서울 성수, 한남, 압구정을 중심으로 한 팝업 스토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면 특히 패션 성수기인 이번 가을·겨울에는 공연과 아트를 결합한 대규모 페스티벌을 줄줄이 예고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팬데믹이었던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이 굉장히 많이 올라갔다”라며 “이제는 전 세계 패션을 좌지우지하는 세계 4대 패션위크의 제1열을 K-스타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에 K-패션도 대중 스타일 변화에 엄청 영향을 끼치고 있다”라며 “국내 브랜드 결을 직접 느끼고 공감대를 만들어갈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 더욱 다채로운 콘텐츠로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