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 러시아산 알루미늄 금수 조치 검토…첫 광물 제재
뉴스종합| 2022-10-13 09:19
알루미늄 광석을 주물한 형태의 알루미늄 잉곳 위로 러시아 알루미늄 제조사 루살(RUSAL) 영문명이 선명하게 보인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장 파장을 우려해 뒤로 미뤄뒀던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에 나설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다. 런던 금속거래소에서 12일(현지시간) 알루미늄 가격은 장 중 7.3% 치솟는 등 요동쳤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 지역에 대한 무차별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금융 부문, 석유·가스 등 에너지, 개인들에 대해 제재를 가해왔지만, 산업광물은 자국 산업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왔다.

알루미늄은 자동차, 고층건물,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이는 산업광물이다. 러시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알루미늄 생산국이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러시아산 알루미늄을 제재할 방안으로 ▷전면적인 수입 금지 ▷수입 금지 효과를 내는 징벌적 수준의 고율 관세 부과 ▷러시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Rusal)에 대한 제재 등 세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고민 중이다.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경우 전 세계 알루미늄 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이 예상된다.

당장 이 같은 뉴스가 전해지자 이날 런던 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가격은 장중 한 때 7.3% 급등했다. 장 마감 때는 3.3% 오른 t당 23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루살의 올해 알루미늄 생산량은 7000만t으로 추산되며, 이는 전세계 알루미늄 공급의 6%에 해당한다. 미국에선 러시아산이 전체 수입된 알루미늄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 재무부는 2018년에 루살에 대해 제재를 부과했으며, LME에서도 러시아산 알루미늄이 빠졌다. 이후 단 몇 일 만에 알루미늄 가격은 30% 올랐다. 공장 가동 중단, 인력 감축 등 알루미늄 시장 전반에 혼란이 벌어진 뒤 2019년 초에 제재는 해제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반에 미 정부는 러시아산 알루미늄 제재를 검토했지만, 세계 시장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실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쟁이 8개월을 넘기면서 미국과 동맹국이 러시아의 위기 고조에 대응해 제재할 수 있는 품목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루살은 러시아에서 ‘알루미늄의 왕’으로 불리는 올리가리히(신흥부자) 올레그 데리파스카(Oleg Deripaska)가 세운 기업이다. 그는 서방의 개인 제재 대상에 올라있다.

앞서 LME는 지난달 29일 러시아산 광물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루살은 LME가 러시아산 금속 거래를 금지하는 건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반발했다.

한편 러시아의 민간인 지역 공격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서방과 주변국에선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지속하는 한편으로 종전 협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유럽연합(EU) 의장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 전쟁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을 존중하며, 회담 테이블로 돌아와야한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자국 방송채널 프랑스2와 인터뷰에서 “갈등이 발전하는 어느 지점에 이르러서는 러시아와 우크라는 회담 테이블에 다시 돌아와야 할 것”이라며, “전쟁의 목표가 군사적 수단으로만 달성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이건 우크라이나인이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애초 덴마크를 위해 제작한 세자르 자주포 6문 등 대공 방어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우리(프랑스)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 전선 방어용으로 일부 남겨둘 필요가 있어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만큼 지원할 수는 없다”고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교류·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를 계기로 13일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고, 평화 협상 및 휴전 중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양국 정상회담과 관련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양국 간 중재안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확인했다.

jsha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