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 최대 슈퍼체인 크로거, 경쟁사 앨버트슨스 인수 추진
뉴스종합| 2022-10-14 11:06
블룸버그·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매체가 13일(현지시간) 미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가 경쟁사이자 시장점유율 4위 업체인 앨버트슨스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이르면 이번 주 인수를 공식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소매 부문 거대 식료품 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크로거 직원들이 상품 검수 작업(왼쪽)을 하고 있다. 미국 내 2200개 매장을 갖고 있는 앨버트슨스의 한 매장 전경도 보인다. [크로거·앨버트슨스 홈페이지]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Kroger)가 경쟁 업체인 앨버트슨스(Albertsons)와 결합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이번주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등이 소식통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크로거가 앨버트슨스를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정확한 거래 구조·금액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협상이 타결하면 단순 계산으로 시가총액이 500억달러(약 71조9500억원)에 육박하는 미국 내 거대 식료품 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반독점 당국의 심사가 불가피해 중복 자산의 매각이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크로거와 앨버트슨스 간 거래는 수 년 동안 이뤄진 미국 소매 부문 인수합병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클 것이라고 했다. 이제까진 슈퍼마켓 체인 슈퍼밸류·사모펀드 서버러스캐피털매니지먼트 등이 앨버트슨스를 2006년 98억달러(약 14조1022억원)에 인수한 게 최대 규모였다.

CNBC와 팩트셋에 따르면 크로거는 미국 내 35개주(州)에 약 28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직원수는 42만명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약 320억달러다. 앨버트슨스는 34개주·워싱턴DC에 2200개 매장이 있고, 29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150억달러 가량이다. 시장점유율(6월 30일 현재)을 보면, 크로거(2위·9.9%)와 앨버트슨스(4위·5.7%)를 합했을 때 매출면에서 미 최대 대형마트인 월마트(1위·20.9%)에 근접한다. 이렇게 되면 상품 구매력이 늘어나 비용을 줄일 여지가 커진다. 두 슈퍼마켓 체인의 인수합병 협상은 식료품 산업 내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홀푸드(Whole Foods)를 인수해 전통적인 식료품 업체들의 투자를 촉발한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비자가 배달 서비스를 선호하게 되자 업계는 관련 투자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몇 년간 슈퍼마켓 운영 업체의 사업은 강세를 보였다”며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지출은 레스토랑보다 식료품점으로 향했고,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인한 가격인상에도 식료품 쇼핑을 계속했다”고 설명했다.

두 업체의 결합은 규제당국의 엄격한 심사에 직면할 것이란 예상이다. 일단 서부 지역에 매장이 겹치는 사례가 많아 일부를 매각해야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제니퍼 바타후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서류상으론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승인을 받는 건 어려울 수 있다”며 “두 기업의 매장 기반을 감안하면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겹치는 게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는 대기업의 몸집을 불리는 인수합병에 대해 자유로운 경쟁을 방해한다며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투자은행(IB) 오펜하이머의 루페쉬 패릭은 “크로거와 앨버트슨스의 거래는 전략적 이점이 있지만 규제당국의 반대가 위험을 추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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