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러 임명 행정장관 “헤르손 주민, 본토 대피 개시”
뉴스종합| 2022-10-14 11:06

우크라이나가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를 겨냥한 러시아군의 무차별 미사일·무인기(드론)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반격에 고삐를 죄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측에서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에서 열세에 놓였다는 사실을 인정한 발언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블라디미르 살도(사진) 헤르손 행정장관은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이 매일 같이 쏟아지고 있는 헤르손 지역 주민들이 러시아 연방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고 공부도 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키로 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공세에 직면한) 드네프르강 서안 주민들이 가장 먼저 자녀들을 데리고 함께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살도 행정장관이 지목한 드네프르강 서안 지역엔 헤르손주의 주도 헤르손시(市)도 포함된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헤르손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러시아명 크림)반도에 용수를 공급하는 ‘북크름 운하’가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드네프르강 하구에 대한 통제권 확보를 위해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후 가장 먼저 헤르손에 대한 점령에 공을 들인 바 있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헤르손 지역을 탈출한 첫 번째 민간인 집단이 이르면 14일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로이터는 “헤르손 지역에서 러시아가 열세에 빠졌다는 점을 자인한 이번 조치는 포르투갈 전체 영토에 맞먹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15%가량을 병합한 러시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역시 살도 행정장관의 발언이 미칠 파장에 대해 의식한 듯 즉각 수습에 나섰다.

헤르손주 친러 행정부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모우소프는 “헤르손 주민들에 대한 대규모 피난 작전에 돌입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헤르손 주민들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공황 상태에 빠지지 말 것을 촉구한다. 러시아군은 아무도 철수하지 않으며, 헤르손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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