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미 정부, 기업 사우디 사업 확장 자제 권고 검토”
뉴스종합| 2022-10-19 09:47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주최하는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의 리처드 애티어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7일(현지시간) AFP와 인터뷰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 시절 재무부 장관이 참석한 이 행사에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상무부 차관급 참석으로 격하시킨 데 이어 올해는 정부 인사를 아예 보내지 않기로 했다. [AF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대규모 감산을 결정하고, 미국이 감산을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관계 재설정’을 공언한 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갈등 관계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미국은 자국 기업의 사우디 사업 확장 자제를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 NBC방송이 18일(현지시간) 전·현직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사우디 주도 원유 감산 결정에 따른 미 정부 대응의 하나로서 이같이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사우디에서 미국 민간 투자를 줄이려는 계획은 이스라엘 등과 협력해 이란을 견제해야 하는 미국의 중동 안보 전략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미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옵션의 하나로 해석된다.

당장 미 정부는 오는 25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개막하는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에 정부 인사를 보내지 않는다. ‘사막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이 행사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해 사우디에서의 비즈니스 기회를 보여주는 쇼케이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은 이 행사에 재무부 장관을 보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상무부 차관을 보내는 것으로 격하시켰다.

현재 시점에선 기업인들의 발길을 돌리기에는 너무 늦어 미국 기업 임원과 투자자들은 행사에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NBC는 지적했다.

소셜미디어에 사우디 정부 비판글을 올려 16년 형의 중형을 선고받은 사우디계 미국 시민권자 사드이브라힘 알마디(72). [AP]

이와 관련 리처드 애티어스 FII 최고경영자(CEO)는 AFP와 17일 인터뷰에서 올해 행사가 “정치 판이 되는 걸 원치 않는다”며, “미 정부 인사들을 초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 인사 참석은 애초 조직위 구상에도 없었다는 소리다. 그는 사흘간 열리는 이 행사에 미국 기업의 CEO급 400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사우디는 자국 비판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는 이유로 작년 11월에 체포한 사우디계 미국 시민권자 사드이브라힘 알마디(72)에게 16년 형의 중형을 부과하고 이후 16년 동안 해외여행을 금지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는 알마디가 지난 7년간 트위터에 올린 14건의 글을 문제 삼았다. 그가 2018년 사우디 정부에 의해 암살된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에 관한 글과 사우디 정책과 부패를 비판한 글을 올려 사우디 정세를 불안하게 만들고 테러를 지원했다는 게 사우디 측 주장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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