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국민 아이디어 중기 정책, 기업혁신 일궜다
뉴스종합| 2022-10-24 11:39
김학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한 재도전 성공기업의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일반 국민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수립된 중소·벤처기업 정책이 업계는 물론, 국가경제 혁신의 물꼬를 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 정책의 기획,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제한된 현실에서 시장의 수요와 눈높이에 꼭 맞춘 정책 아이디어가 실효를 거두고 있다는 의미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헤럴드경제와 함께 지난 1991년부터 30년째 ‘중소·벤처기업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공모전은 해마다 100여건의 아이디어가 응모되는 대표적인 정책 제안 창구로 자리잡았다.

공모전 수상작의 대표적인 정책화 사례는 지난 2011년 최우수상을 받은 ‘선의의 신용불량자를 구제하자’ 아이디어. 중진공 컨설팅과 연계한 직접대출 및 창업 기업을 대상으로 선의의 실패 때 채무를 조정, 지원하자는 제안이었다.

이 제안은 정책화 과정을 거쳐 2015년 ‘재창업자금 및 재창업자금 내 융자금상환조정사업’으로 200억원의 예산이 배정, 현실화되며 대표적인 재기지원 사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2020년 수상작인 ‘자동차 구동축전지 안전성시험(낙하시험) 기준 완화’ 아이디어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K-배터리산업’의 밑바탕이 됐다.

당시 전기차 배터리의 낙하시험 국내기준은 낙하높이 4.9m였다. 국제기준이었던 2m를 상회한 것. 이 때문에 배터리 제조사들은 제조원가 상승 압박을 받았고, 이는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중진공은 이 아이디어를 근거로 국토교통부에 자동차부품 시행규칙에 개정 의견을 제시했고, 당시 국제기준이던 UN GTR과 동일하게 충격·압착시험으로 변경되는 단초를 제공했다.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중소·벤처기업의 기존 제조·생산시설 등을 친환경 시설 개량 또는 신규 구축 시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넷제로(Net-Zero)’ 자금 역시 2020년 장려상 수상작을 기초자료로 신설된 정책이다.

지난 8월 실시된 올해 공모전을 통해 발굴된 아이디어들도 이미 정책화가 추진되고 있다.

대상 수상작인 ‘설비공유 올인원 플랫폼 테크쉐어’는 다양한 주체들이 대-중기 연구소 간의 유휴설비를 활용할 수 있는 설비공유 플랫폼을 제안했다. 중진공은 이를 수용해 사업전환 과정 등에서 생기는 유휴설비 등의 매도·매수정보를 제공하는 ‘자산거래 중개장터’에 유휴설비 공유서비스를 신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의 디지털전환(DX) 활성화를 위해 DX솔루션 제공 및 정책자금 지원이 가능한 민간 DX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도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김학도 중진공 이사장은 “지난 30년 동안 중소·벤처기업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은 각종 사업에 다양한 밑거름으로 활용돼 왔다. 올해 제안된 우수 아이디어들도 기업 성장을 위한 새로운 사업으로 정책화 할 예정”이라며 “중소·벤처기업들이 넥스트노멀 시대를 선도할 수 있게 국민 의견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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