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서방, 위기의 ‘흑해 곡물 협정’ 구하기 안간힘
뉴스종합| 2022-10-31 11:40

튀르키예(터키)와 유엔이 우크라이나 곡물의 안전한 수출 통로를 보장한 협정을 살려내기 위해 30일(현지시간) 안간힘을 쓰고 있다. 러시아가 이른바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협정에서 무기한적으로 빠지겠다고 전날 발표해서다.

지난 7월 튀르키예와 유엔이 중재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다음달 19일까지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선박이 흑해 항로를 통과토록 했는데, 석달만에 수포로 돌아갈 위기다.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 가운데 하나인 우크라이나 상품의 발이 묶이면 식량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훌루시 아카르 국방장관이 수출 이니셔티브는 인류 전체를 위한 것이고, 위기는 선의와 대화로 풀 수 있다고 협상 상대방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알제리에서 열리는 아랍연맹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출발일을 하루 연기하고,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 안보 고위 정책 고위대표와 대책을 숙의했다.

러시아가 곡물 협정 이행 중단을 선언한 건 크름반도 내 세바스토폴 앞바다에 있던 선박이 무인 항공기(드론) 등의 공격을 받았고, 이를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고 봐서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기자들 질문에 곡물 협정 복귀를 명시적으로 배제하진 않았다. 튀르키예·유엔과 곧 접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드론 공격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이뤄진 뒤에야 다음 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조사 주체가 누가 될진 명확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고위 관리들이 곡물 협정 갱신 기한을 앞두고 수 주(週) 동안 이를 비판해왔다고 했다. 러시아가 ‘식량 무기화’ 카드를 재차 꺼내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지점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협정 탈퇴 발표 관련, “기아를 가중시킬 것”이라며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러시아가 주장한 드론 공격은 꾸며낸 것이라고 언급, “약속을 어기고, 협정을 위반하고, 협박하고 위협하는 건 러시아의 일반적인 전술이다. 다음달 중순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앞두고 (협상) 지렛대를 찾는 것”이라고 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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