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정부, 대형 은행에 러 특정 전략 기업과 거래 유지 요청”
뉴스종합| 2022-11-08 09:07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왼쪽) 최고경영자(CEO)와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가 지난 9월 22일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의원은 대형은행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의 구멍을 활용하고 있다고 추궁했는데, 이들 CEO 미 정부의 지침에 따라 제재를 위반하지 않고 있다고 항변했다. [미 상원 은행위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 정부가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특정 기업과는 계속 거래를 하라고 JP모건·씨티그룹 등 대형은행에 촉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 재무부·국무부 관리는 이들 은행에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 비료업체 우랄칼리·포스아그로 등 전략적 의미·가치가 있어 제재를 면제받는 기업에 대해 달러화 결제, 이체, 무역금융 제공 등과 같은 기본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라고 요청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러시아 경제에서 제재를 받지 않는 부문은 은행과 기업 간 자금이 계속 흐르도록 하길 원한다고 얘기했지만, 은행과 대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전엔 알려지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앞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와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는 지난 9월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러시아와 거래를 끊으라는 의원들의 압박과 추궁을 받았다. 은행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의 구멍을 이용한다는 의심을 샀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행정부와 의회가 제재를 놓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상황에 은행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의회 일부에선 러시아에 더 강력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지만, 행정부는 제재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하는 걸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으로선 제재를 지키지 않으면 수 십억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제재 대상 은행·개인·법인에 대한 서비스를 거부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미 주요 은행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는 와중이지만 세계에 돈이 돌게 하는 것도 핵심이어서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미 재무부의 월리 아데예모 부장관, 엘리자베스 로젠버그 테러금융·금융범죄 담당 차관보 등이 은행 대상 교육을 감독했다. 해당 부처는 에너지·곡물·통신 등의 사업부문이 제재에서 면제된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도 게시했다.

그러나 은행이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려고 복잡하고 긴 검토 절차를 거치자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포스아그로를 차단하지 않았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러시아는 원자재·농업 분야 핵심국인 데다 세계 시장과 다수 연결돼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통합되지 않은 북한이나 범위가 협소했던 이란에 대한 제재와 다르다는 평가다.

러시아를 제재하는 목표는 일반 국민이 고통받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인도주의적 거래를 장려하는 방법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로펌인 애킨검프의 은네딘마 은웨케 미 경제 제재 전문 변호사는 “의회는 행정부가 러시아에 포괄적 금수조치를 부과하지 않았다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허용되는 사업이 있다”면서 “재무부는 특히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허용되는 거래에 대해 은행에 알리는 회의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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