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 중간선거 진정한 승자는 러시아”
뉴스종합| 2022-11-09 13:31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주 유엔 미국 대사가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대통령 집무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8일(현지시간)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을 압승하거나 적은 차로 이겨도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동력이 상실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 중인 러시아가 득을 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공화당이 미 의회를 장악하면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대한 의회 승인이 힘겨울 수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 내 친(親) 정부 인사들은 공화당 승리를 바라고 있다고 러시아 정가 분위기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에선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미 의회의 초당적 우크라이나 지원 합의에 균열이 발생하거나 당장 미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주요 이슈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인플레이션, 낙태, 범죄 같은 국내 문제가 표심을 좌우했다. 모스크바 소재 한 국제학 연구소는 관련 보고서에서 이번 선거 결과로 미 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주요한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중간선거 결과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미국 정치가 향후 몇 년 간 새로운 혼란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알렉세이 푸쉬코프 러시아 상원의원은 텔레그램에 쓴 메시지에서 “미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해도 미국 외교정책에 혁명이 일거나 미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끝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바이든 정부의 의회를 통한 우크라이나 재정 지원 사업 추진은 어려워지고, 우크라이나에 무제한 지원을 비판하는 입장은 뚜렷하게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 공화당 의원들이 2024년 대통령 선거에 앞서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예산 낭비라고 비판 수위를 높이며, 민주당에 타격을 입히려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 극우세력은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하는 중간선거 결과가 장기적 관점에서 러시아에 긍정적일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러시아 극우방송 차르그라드는 “이번 선거는 지정학 환경, 특히 우크라이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계 역사에 있어서 중대한 분기점”이라며, 미국 정치의 양극화와 선거 결과에 대한 불신 등으로 인해 이론 상의 내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이 끝날 수도 있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리아 뉴스통신 컬럼니스트 표트르 아코포프는 자신의 칼럼에서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분열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중간선거에서 러시아가 진정한 승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단일 국가로서 지속되더라도 극적으로 변화할 것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국제적 위상은 약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과의 대결은 미국의 글로벌 자원의 총동원을 요구하며, 유럽에 대한 관심은 불가피하게 약화할 수 밖에 없다. 강하지도 단합되지도 않은 미국과 서방은 더 이상 러시아의 서쪽 영토에 대한 통제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고 썼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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