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중간선거]‘레드웨이브’ 실종…공화·민주, 의회 권력 나눠가져
뉴스종합| 2022-11-09 20:58
[EPA]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민주당이 힘을 보여줬다”(워싱턴포스트), “중간선거에서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에 대한 기대는 김이 샜다“(AFP)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독식해온 양원이 공화당과 절반씩 분점되며 여·야간 권력 지형이 균형을 맞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참패할 거란 관측도 있었던 민주당으로선 ‘선방’한 셈이고, 경제 상황 악화를 발판 삼아 공화당이 내걸었던 ‘정권심판론’은 약발이 길게 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 불안으로 공세에 시달렸던 민주당은 일단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향후 주요 정책 ‘흔들기’에 시달릴 게 확실시되지만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지킨 것만으로도 선전한 것이다.

선거전 막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유세 전면에 내세우며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폈던 공화당은 선거 결과에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WP는 “민주당이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었다”며 “트럼프가 지원한 공화당 후보들이 중요 격전지에서 뒤처졌다”고 했다.

특히 상원 다수당 결정에 핵심 지역으로 꼽힌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양당 후보간 득표율 격차가 1%포인트를 오가는 초접전 끝에 민주당 존 페터만 후보가 승리한 게 공화당엔 직격탄이 됐다. 애초 공화당 소속이었던 상원 의원의 후임자를 뽑는 선거였다.

페터만은 선거 도중 뇌졸중으로 치료를 받으며 제대로 유세를 진행하지 못하는 핸디캡까지 안고서 공화당의 상원 장악을 저지하는 중요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원들이 기다렸던 ‘레드 웨이브’의 조짐이 없다”고 했고, CNN도 “민주당이 중요한 상원 의석을 뒤집으면서 공화당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기 하원의장이 유력한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는 개표 경과를 놓고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하원을 되찾을 것이 분명하다”고 독려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확실히 ‘공화당 웨이브’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따.

민주당은 뜻밖의 접전 지역으로 급부상한 ‘텃밭’ 뉴욕주지사 자리도 현직인 캐시 호컬이 승리해 지켜냈다.

미 정치권에서는 공화당이 2020년 대선 등 선거 불복 프레임으로 유권자들 사이 ‘민주주의가 위협받는다’는 우려를 키운데다 낙태 금지를 외친 것도 표심을 등지게 하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선거일에 임박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활동폭을 넓혀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풀이도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대선이 사기”라는 트럼프의 주장을 지지한 225명 이상의 상·하원, 주지사, 주 국무장관 등의 후보가 중간선거에 출마했지만 돈 볼덕 뉴햄프셔 상원의원 후보 등 적지 않은 이들이 패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예상 밖으로 선전한 원인을 놓고 일각에서는 공화당이 정치적으로 충분한 역량과 자질을 갖춘 후보를 내세웠어야 했다는 의견이 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이 지난 수개월간 예측했던 ‘레드 웨이브’가 실현되지 못했다”며 “공화당은 상원의 주요 격전지에 검증받지 않은 후보자들을 공천했다”고 지적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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