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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트라우마 안고 간 소방관, 만취 군인에 맞아 십자인대 파열
뉴스종합| 2022-11-10 10:06
[JTBC]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태원 참사' 현장에 나선 뒤 그 후유증이 사라지기도 전 취객 구조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이 취객에게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소방노조)는 이달 9일 '소방의 날 60주년'을 맞아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된 경기 고양시 소방관 2명이 참사 이틀 뒤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일 두 구급대원은 '숨을 쉬기 힘들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섰다.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가보니 모 육군부대 소속 부사관 A 씨가 아파트 현관문에 쓰러진 채 있었다. 구급대원들이 응급처치를 하는 순간 A 씨는 욕설과 함께 이들을 폭행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A 씨는 다짜고짜 구급대원의 목을 조르려고 한다. 놀란 구급대원이 "하지마세요. 선생님, 폭행하지 마세요"라고 한다. 폭행을 당한 소방관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A 씨가)욕설을 하면서 '너 몇 급인데 그런 식으로 행동하나'라고 했다"며 "제 배를 발로 차고 (다른 대원의)머리채를 잡고 주먹으로 턱을 가격했다"고 했다.

한 구급대원은 폭행을 피하다가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최소 1년의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핼러윈데이 사고 희생자 추모공간에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국화꽃 등이 놓여 있다. [연합]

앞서 소방청은 이태원 참사 당시 대응 3단계를 발령해 전국 소방차를 사고 현장에 집결시켰다. 당시 이 구급대원도 이태원 참사 현장에 나서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을 맡았었다. 그러던 중 A 씨의 신고현장에 갔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다.

김주형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태원 참사 현장에)출동했던 경기 고양소방서 소속 2명의 대원이 하루도 쉬지 못하고 계속 출동하던 중 폭행 당했다"며 "소방관들의 트라우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소방관 한 명은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했다"며 "또 다른 한 명은 십자인대가 끊어졌다. 치료와 재활을 하면 한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우리 직원들의 마음 상태를 알 수 있는 트라우마 센터를 꼭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한편 소방당국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A 씨르 군사경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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