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지난 10월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로 방영 중인 '핑크 라이' 중 일부. [디즈니플러스코리아 유튜브]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500억원짜리 드라마도, 요즘 대세 연애 예능도 안 먹히네…디즈니 1년 내내 ‘굴욕’만!”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 출시 1주년을 맞았다. 디즈니, 픽사, 마블 등 팬층이 두터운 콘텐츠와 한국 특화 오리지널 콘텐츠로 큰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하다. 넷플릭스는커녕 한국 토종 OTT에도 밀린다.
15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디즈니+ 지난 10월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79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1136만명 이용자가 찾았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의 MAU도 각각 430만명, 416만명, 354만명으로 디즈니+를 크게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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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지난해 11월 12일 국내에 진출했다. 2019년 닻을 올린 뒤 1년 4개월 만에 글로벌 이용자 1억명을 돌파하며 넷플릭스를 크게 위협했다. 한국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됐다. 디즈니 또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츠 허브로 한국의 가능성을 높이 사 막대한 돈을 쏟았다. 2022년 공개됐거나 공개 예정인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만 10여편에 달한다. 그 중에는 제작비 500억원의 ‘그리드’, 200억원의 ‘카지노’ 등 대작도 상당히 많다.
이뿐만 아니다. 넷플릭스 경쟁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예능’에서도 다양한 작품을 내놨다. 국내 출시와 동시에 인기 예능 런닝맨의 스핀오프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을, 지난 8월에는 유재석이 등장하는 ‘더 존:버텨야 산다’를 선보였다.
2022년 공개 또는 공개 예정인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
상반기 내내 부진이 이어지자 10월 일반인 연애 예능 ‘핑크라이’를 공개했지만 이마저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 ‘솔로지옥’, 티빙 ‘환승연애’, ENA ‘솔로지옥’ 등 경쟁 OTT와 방송가는 재미를 쏠쏠히 봤지만, 디즈니+는 유독 약세다. 디즈니+ MAU는 지난해 12월 202만명을 기록한 뒤 서서히 떨어져 현재는 160만~170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9월 신규·재가입자 월 이용 요금을 9900원에서 2500원으로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벌이며 MAU가 185만명으로 반짝 상승했지만 장기 이용자 확보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시장 성적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지난 3분기 신규 가입자가 1210만명 증가했지만 적자는 되려 확대됐다. 디즈니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디즈니+가 속한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부 순손실이 무려 1조 9000억원(14억 7000만 달러)를 기록, 누적 손실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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