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 매코널 원내대표와 동행
  켄터키주 찾아 인프라법 연설
  ‘더 나은 미국’ 위한 협력 강조
  NYT “국정 로드맵 제시” 분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새해 첫 공식일정으로 4일(현지시간) 켄터키주(州) 코빙턴을 방문해 자신이 제안해 2021년 의회가 초당적으로 처리한 인프라법의 중요성에 대해 연설한 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EPA]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새해 첫 공식 일정을 공화당 원내대표와 함께 하며 ‘협치’를 강조했다.

이날 켄터키주 코빙턴을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함께 일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다”며 “자존심을 조금 던져버리고 국가에 필요한 것에 집중한다면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일정과 발언은 인프라법의 중요성과 초당적 협력에 모든 초점이 맞춰졌다.

1조2000억달러(약 1515조원)를 들여 미 전역의 인프라를 개선하고 중산층을 재건하자는 인프라법은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정책법안이다. 천문학적 예산이 수반되는 법이지만 2021년 당시 상원 다수당이었던 공화당의 협조로 통과되면서 초당적 협력의 상징이 됐다.

이날 일정엔 민주당 소속의 앤디 베이서 켄터키주 주지사와 마크 드와인 오하이오주 공화당 주지사는 물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지역구가 켄터키이긴 하지만 대통령의 새해 첫 일정에 야당 원내대표가 참석한 건 이례적이다.

매코널 대표는 인프라법 통과의 주역으로 꼽히며 최근 “민주당과 타협할 수 있는 영역을 찾고 싶다”며 협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행사장으로 가는 길에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차량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장은 켄터키와 오하이오를 가르는 오하이오강의 클레이 웨이드 베일리 다리를 배경으로 마련됐다. 그 바로 옆에는 오하이오강 주 교량인 브렌트 스펜스 다리가 놓여 있다. 연방정부가 개선공사 등에 총 16억3000만달러(약 2조원)를 투입할 계획을 세운 다리다. 무대에 설치된 표지판에는 ‘더 나은 미국을 만들자’는 문구와 함께 브렌트 스펜스 다리가 명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이 역사적인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곳 오하이오와 켄터키에서 초당적인 인사들과 새해를 시작하고 싶었다”며 “이를 통해 국가 전체에 중요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매코널 원내대표를 바라보며 “그가 없었다면 인프라법 통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공통점을 찾는데 주저함이 없는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브렌트 스펜스 다리 개선을 위한 자금 지원을 “입법상의 기적”이라며 “누가 당선이 됐든 일단 뽑혔다면 우리는 합의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설사 차이가 크더라도 합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지난해 중간선거 결과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서 앞으로 법안 통과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의식, 지난날의 성공과 협력을 강조함으로써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이 주도하게 된 하원과 함께 백악관이 어떻게 일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일정은 초당주의 법안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전했다.

한편 일리노이주를 방문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시카고 근처의 강의 다리를 재건해 해상 및 항만 교통의 흐름을 더욱 원활하게 하는 데 인프라법 예산이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도 코네티컷주를 찾아 다리 및 도로 개선 등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