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비야디 빠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진출
아토3·씰·돌핀 등 브랜드 판매 이뤄질 듯
日 판매가 4140만원…가격 경쟁력 우수
비야디 SUV 전기차 ‘아토 ’3.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비야디(BYD) 등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국내 진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진출로 올해부터 친환경차 부문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비야디는 올해 상반기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전기차 보조금에 따른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금 정책에 따라 국내 진출과 판매 방식 등 구체적인 전략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비야디 측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국내 진출이 임박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비야디는 ‘비야디 유한회사(BYD Company Limited)’ 명의로 지난해까지 총 46건의 관련 상표 등록을 마쳤다. 비야디가 판매하는 ‘씰(Seal)’, ‘돌핀(Dolphin)’, ‘아토(Atto)’의 상표출원도 지난해 4~5월 마무리됐다. 비야디는 국내에 지난 2016년 법인을 설립한 후 지게차와 전기 버스를 출시했다. 판매망 확보도 이른 시일 내에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비야디가 최근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국내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비야디는 지난해부터 유럽, 브라질, 칠레, 이스라엘,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신차를 출시했다. 일본에서는 이달 31일 ‘아토 3’를 출시한다. 이후 ‘씰’과 ‘돌핀’을 일본 현지에 선보일 계획이다.
비야디 세단 전기차 ‘씰’. [비야디 제공] |
저렴한 가격이 비야디의 경쟁력이다. ‘아토 3’의 일본 판매가는 440만엔(한화 약 4140만원)이다. 일본 전기차 업체가 내놓은 제품보다 진입 장벽이 낮다. 일본의 판매 전략을 국내에도 적용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아토 3’의 판매가 순조롭다면 후속 모델을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시장에서도 가격은 비야디의 가장 큰 무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판매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국내에서 판매된다고 가정했을 때, 비야디 ‘아토 3’는 현대차 ‘아이오닉5(5005만원 이상)’와 기아 ‘EV6(4870만원 이상)’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아토 3’가 유럽의 신차 안전성 성능 평가 프로그램 ‘유로엔캡(Euro NCAP)’에서 별 5개를 획득했다는 점도 안전성 논란을 불식시킨다. 전 세계에서는 8000여 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호주의 자동차 전문 매체는 해당 모델에 대해 “괜찮은 성능에도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가 좋다”고 평가했다.
변수는 올해 개편이 예상되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이다. 정부는 앞서 업체들에 공유한 ‘2023년 전기차 보조금 체계 개편안’ 초안을 통해 ▷직영 AS 센터 운영 ▷정비 이력 관리 전산시스템 운영 ▷부품관리 전산시스템 운영 등 세 가지 기준을 보조금 산정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비야디 ‘아토3’가 유럽 안전성 평가 모습. 해당 모델은 별 5개를 획득했다. [비야디 제공] |
구체적인 안은 이달 중순 이후 발표된다. 수입 전기차 업체에 대한 차별적인 정책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중국산 전기버스에도 보조금을 지급해 국내 상용 전기차 업체가 피해를 봤다는 비판이 제기됐다”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처럼 각국이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내놓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수입 전기차를 견제할 명분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가 예상하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은 대당 680만원이다. 후발주자인 비야디는 직영 AS 센터나 정비이력·부품관리 전산시스템을 갖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야디가 4000만원 초반대에 ‘아토 3’를 출시하더라도 가격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향후 2년 이내 차량을 구입하려는 응답자 2102명 중 1286명(61.2%)이 “중국산 전기차가 국산차보다 5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면 구입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나머지 38.8%(약 815명)는 “아무리 저렴해도 중국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중 정서와 안전성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전기차 업체가 판매 가격을 더 낮추는 것에 더해 공격적인 홍보 전략을 택할 경우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거부반응이 상당히 높지만, 그것은 현재 상황일 뿐”이라며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상륙을 앞두고 소비자 심리 추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