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BTS·공유 신던 ‘이 신발’ 끝물?…WSJ “누구나 다 신으면 안 멋져”
뉴스종합| 2023-02-09 12:02
[MBC '나혼자 산다'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나이키 판다 덩크는 수집가들의 꿈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 신발을 신기 전까지는”. (월스트리트저널)

일명 ‘범고래 덩크’로 불렸던 나이키 판다 덩크 운동화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흰색과 검정으로 배색한 신발의 형상이 범고래와 닮았다며 국내에선 판다가 아닌 ‘범고래’란 별명으로 통하던 신발이자, 배우 공유, 방탄소년단 슈가 등이 착용해 유명세를 탄 뒤 웃돈까지 얹어야 구할 수 있는 신발로 장기간 유행 아이템으로 군림해 온 신발이다.

배우 공유(왼쪽), BTS 슈가(오른쪽)가 나이키 범고래를 신은 모습. [소셜미디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각)은 최근 범고래의 ‘희소성 하락’이 유행의 종말을 불러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범고래를 신고 디즈니랜드로 여행을 갔다가 수십명의 ‘클론’과 마주친 미국의 한 대학원생의 민망했던 상황을 소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하철 좌석에 앉은 승객들이 모두 범고래를 신은 모습. [소셜미디어]

미국 유타주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을 다니는 ‘운동화 마니아’ 잭 존스는 지난해 10월 이 신발을 신고 방문한 디즈니랜드에서 범고래를 신은 사람을 75명이나 마주쳤다. 당시를 회상한 그는 “마치 페이스북 유저가 초창기 젊은층에서 엄마들 세대로 옮겨간 것과 비슷했다”며 “(범고래는) 더 이상 멋지지 않다”고 말했다. ‘남들과는 다른, 누구보다 빠른’ 희소성과 탁월함을 좇는 마니아들에겐 모두의 유행이 소구력을 잃은 것.

가수 화사가 배우 김광규에게 선물한 나이키 판다 덩크. [MBC '나 혼자 산다' 방송분 캡처]

운동화 정보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앤서니 트레비소도 범고래에 대해 “더 이상 보기 싫다”며 “창의력이 없다”고 짜증섞인 반응을 보였다.

나이키 덩크는 약 40년 동안 꾸준히 나온 클래식 모델이다. 2021년 1월 출시한 범고래는 당시엔 한정 수량만 판매하는 전략으로 몸값을 높였다. 매장에서 팔리는 원가는 100달러(약 12만원)이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리셀가격이 2021년 12월 300달러(약 37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나이키 홈페이지]

나이키의 국내 인기도 시들해졌다. 초창기엔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 응모를 하고 당첨이 돼야 범고래를 구매할 수 있었지만, 지난 1월 나이키 세일 기간에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기본 가격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물량이 풀렸다.

실제로 WSJ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나이키는 올해 1월 재입고 기간 중 15만켤레의 범고래를 새로 들여왔고, 재고로도 50만켤레를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셀 업계는 나이키가 이달 중 범고래를 재입고하고, 이후에도 추가 재입고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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