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숨진 이재명 전 비서실장 유서엔…"이제 정치 내려놓으시라"
뉴스종합| 2023-03-10 13:2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 9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의 유서에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이 대표를 향한 당부가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비서실장 전모 씨가 사망한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는 전 씨가 쓴 노트 6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족이 유서 공개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세부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전 씨는 유서 첫 장에 이 대표를 향한 심경을, 나머지 다섯 장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각각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이 대표를 향해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 "(사건 당시) 행정기획국장이어서 권한도 없었는데, 피의자로 입건됐다",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고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다.

그는 퇴직 직전인 지난해 12월26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한 차례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고, 이후 별도의 조사나 출석 요구는 없었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2014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푸른위례 등 4개 기업의 후원금 133억5000만원을 유치하는 대가로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전 씨는 지난 1월 31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서도 이름이 거론된 바 있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쌍방울 전 비서실장 A씨는 "2019년 5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 김성태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왔다"고 증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의 자택 앞에서 10일 오전 취재진이 취재를 하고 있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 45분께 경기도지사 전 비서실장 전모 씨가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 정황 증거 등을 토대로 일단 전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연합]

전 씨가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서 "(전 씨는) 검찰의 압박수사에 매우 힘들어했다"며 "검찰 특수부 수사 대상이 된 사람들이 왜 자꾸 극단적 선택을 하겠느냐. 없는 사실을 조작해서 자꾸 증거를 만들어 들이대니 빠져나갈 수 없고, 억울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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