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사외이사’ 2명이냐 4명이냐 KT&G 28일 주총 한판승부
뉴스종합| 2023-03-21 11:09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KT&G를 둘러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KT&G의 이번 주총 안건은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선임 ▷자사주 소각·취득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다. 주총에서 누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뽑히느냐에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행동주의펀드 측 사외이사가 선임될 경우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한 경영 상의 변화가 벌어질 것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KT&G의 사외이사는 2명(총 사외이사 현재 6명)이다. 행동주의펀드인 안다자산운용에서 사외이사 2명을 증원하자고 요청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사외이사는 2명 또는 4명이 선임될 수 있다.

사외이사는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로 대주주나 경영진의 경영을 감시하거나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상법상 KT&G의 사외이사의 임기는 3년이며 이사회 의장을 뽑거나 뽑힐 경우 의장을 할 수 있다. 현재 KT&G 이사회 의장도 사외이사인 김명철 전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다. 유관기업이 아닐 경우 2개 이상의 사외이사 겸직이 가능하며 해당 기관 전문위원회 위원 또는 위원장이 될 수도 있다. KT&G에 따르면 KT&G의 사외이사 연평균 보수는 9500만원이다.

1% 안팎의 지분을 갖고 있는 행동주의펀드인 안다자산운용,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 등은 KT&G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사내이사 증원을 요청한 상태다.

행동주의펀드는 기업의 지분을 사 의결권을 확보한 뒤 기업에 지배구조 개선이나 주주 이익 확대 요구 등 경영에 적극 개입하여 수익을 꾀하는 펀드이다. 각각 KT&G의 지분 1% 미만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안다자산운용, FCP 등은 주주제안을 통해 주총 안건을 마련한 상태다. 여기엔 주당 배당금 인상안도 포함돼 있다. KT&G가 결의·공시한 ‘주당 5000원’의 현금배당에 대해 안다자산운용은 ‘주당 7867원’, 아그네스는 ‘주당 1만원’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FCP는 KT&G 경영진이 그동안 경영권 방어에 KT&G 산하 재단 및 기금이 가진 의결권 지분이 사용됐다고 주장하면서 자사주 소각·취득 안건도 올려둔 상태다.

이에 대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각각 KT&G 이사회와 행동주의펀드의 제안에 상반된 의견을 냈다. 글래스루이스는 안다자산운용과 FCP 등 행동주의펀드에서 제안한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할 것을 권했고, KT&G 이사회 측의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을 포함하면 2021년과 2022년 회사의 총 주주환원율은 각각 95%, 93%에 이르며 이는 국내 최고 수준이자 동종업계 글로벌 경쟁사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또 사외의사 증원 요구와 후보군 추천 문제에 대해 KT&G 이사회가 제안한 대로 현재 6명의 인원을 유지하고 KT&G 추천 후보 총 3명(김명철 전 CFO·고윤성 한국외대 경영대학 교수·임일순 전 홈플러스 대표)을 선임할 것을 권했다.

반면 ISS는 사내이사 정원 증원에 찬성하며 최근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와 마케팅, 공급망, 자본 배분 등과 관련된 이사 3명을 추가 선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다만 ISS는 안다자산운용이 추천한 후보 가운데 이수형 법무법인 메리트 변호사와 박재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KT&G와 업무 관련 경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ISS는 새로운 후보자들의 자리를 마련하고, 이사회 변경안이 효과를 내도록 재구성된 이사회는 9~10명이 적절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