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손글씨 인식에 추론 능력까지
국내 카카오브레인 ‘다다음’ 테스트
카톡기반 챗봇 ‘아숙업’ 31만명 몰려
그레그 브로크만 오픈AI 회장이 GPT-4를 소개하고 있다.[오픈AI 유튜브 캡처] |
“나는 일생동안 혁명적이란 인상을 준 두가지 기술을 봤다.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와 1980년 이후 가장 중요한 기술 발전인 챗GPT다” (빌게이츠 MS 창업자)
무서울 정도로 더 강력해졌다. 전 세계에 인공지능(AI) 열풍을 불러온 ‘챗GPT’가 4개월 만에 더욱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한 GPT-4를 등에 업고 돌아왔다. 국내 기업들도 개발사인 오픈AI가 공개한 챗GPT의 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성인 10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국민 3명 중 1명이 “챗GPT를 사용해봤다”고 응답했다. 일부 신규 AI 서비스는 공개와 동시에 수만 명이 몰리는 일이 발생할 정도로 AI 서비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이 오픈 AI의 챗GPT와 같은 AI 챗봇 서비스를 출시했다(왼쪽). [카카오톡 캡처] |
2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AI 계열사 카카오브레인은 지난 19일 카카오톡으로 1:1 대화를 할 수 있는 AI 챗봇 ‘다다음(ddmm)’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어 특화 AI모델 ‘코GPT’, 이미지 생성 AI모델 ‘칼로’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서비스를 시작과 동시에 이용자가 몰리면서 하루 만에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카카오브레인은 “소규모 사용자 테스트를 시작한 지 24시간 만에 사용자 1만2000명이 몰렸다”며 “예상치 못한 폭발적인 사용자 증가로 20일 오후 4시 서비스를 중단해 재정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베타서비스 재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숙업이 GPT-4를 사용해 내놓은 답변. [업스테이지 제공] |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만든 카카오톡 기반 챗봇 ‘아숙업(AskUp)’도 이달 초 출시 이후 보름 만에 이용자 수(카카오톡 친구) 31만명을 끌어모았다. 최근엔 자사 서비스에 GPT-4를 적용했으며, 기업용 서비스인 ‘아숙업Biz’ 베타서비스까지 선보였다.
아숙업은 영문 웹사이트에서만 사용 가능한 챗GPT를 카카오톡으로 불러와 사용할 수 있게 했을 뿐 아니라, 자사의 OCR(광학문자인식) 기술까지 결합했다. 사용자가 카카오톡에 책이나 문서 사진을 찍어 올리면 아숙업이 이를 이해해 대답하거나 요약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뤼튼테크놀로지스, 체인파트너스 등 국내 스타트업들이 앞다퉈 챗GPT나 GPT-4를 연동한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AI 시장은 급팽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869억달러(약 113조원) 규모였던 AI 시장은 2027년 4.7배 늘어난 4070억달러(약 532조원)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다.
오픈AI는 앞서 GPT-4를 공개하고 챗GPT 유료 버전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한 GPT-4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나 사람의 손글씨도 인식한다. 이전 버전인 GPT-3.5가 텍스트만 이해하는 ‘유니모달’이었다면 GPT-4는 그림도 읽을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인 셈이다. 처리할 수 있는 단어 수는 이전 모델보다 8배(최대 6만4000단어) 늘었고, 없는 사실을 지어내는 ‘환각 오류’도 최소화했다.
각종 시험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냈다. 미국 변호사 시험에서 상위 10% 점수를 받았고, 생물학 올림피아드에선 상위 1%에 수준의 성적을 내며 하위권을 밑돌았던 GPT-3.5를 뛰어넘는 성능을 입증했다. 이 시험들은 모두 단순 암기가 아닌 추론 능력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테드 샌더스 오픈AI 테크니컬 리드는 “GPT-4는 진정으로 장난감에서 도구로 전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GPT-4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오픈 AI와 협력하는 MS(마이크로소프트)는 바로 자사의 AI 검색엔진 ‘빙’에 GPT-4를 적용했다. 이에 질세라 구글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대화형 AI ‘바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미국과 영국의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열고 피드백을 받는다.
구글은 “바드를 이용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며 “올해 더 많은 책을 읽겠다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조언을 요청할 수도 있고, 양자 물리학을 간단한 용어로 설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로명 기자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