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구직급여 지급액 10개월만에 1조 웃돈 1조333억원
고용보험기금 올해 9000억 흑자 기대했지만 하반기 낙관 못해
고용보험기금 적립금 차입금 감안시 3조8870억 적자
2030년 6월까지 10조3000억원 상환해야
실업급여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경기 불황으로 3월 구직급여 지급액이 1조333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2022년 5월(1조150억)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가 올 들어 석 달 연속 10만명을 웃돌면서 구직급여 예산의 조기소진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이미 10조3000억원의 빚을 지고 있는 고용보험기금의 빚 부담이 불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부가 올해 구직급여 지출로 책정한 예산은 11조1839억원이다. 이 가운데 올 1분기(1~3월) 지출한 예산은 2조7658억원으로 집행률은 24.7% 가량이다. 집행률만 두고 본다면 1분기 지출한 예산은 전체의 약 4분의1 가량으로 앞선 예상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는 게 고용부 설명이다.
다만 정부 내에서도 하반기 상황을 낙관하지 못한다. 지난 3월까지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수출 부진이 4월 들어서도 지속되는 등 경기 침체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고용지표는 대표적인 경기 후행지표인 만큼 시간이 갈수록 하반기 고용상황은 악화할 수 있다. 정부가 올 상반기 일자리 예산 70%를 투입하겠다고 한 것도 그래서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도 늘고 있다. 작년 11월, 12월 각각 8만6000명, 9만9000명이던 신청자는 올해 1월 18만8000명으로 두 배 가량 급증했고 2월 10만8000명, 3월 14만4000명으로 석 달 연속 10만명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구직급여 지급액도 1조원을 넘어섰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1조원을 넘긴 건 2022년 5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해 구직급여 지출이 예상을 넘어선다면 당초 8923억원 흑자를 기대했던 고용보험기금은 올해에도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 작년 말 기준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6조4130억원이지만, 이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서 빌려온 돈을 적립금에 포함시킨 규모다. 약 10조3000억원의 공자기금 차입금을 감안하면 지금도 이미 3조8870억원 빚이 있다.
고용보험기금의 빚이 10조원을 넘어서게 된 것도 구직급여 예산에 대한 예측이 빗나간 탓이 컸다. 코로나 기간 실업급여를 신청한 이들이 크게 늘면서 예상보다 빨리 예산이 동 났고, 그때마다 공자기금에 손을 벌렸다. 당장 2021년에도 약 11조3000억원의 구직급여 예산을 편성했지만, 코로나 영향으로 11월 바닥을 드러내면서 1조3000억원의 빚을 냈다.
공자기금은 각 부처 기금의 여유자금, 국채 발행 수입 등을 재원으로 하는 ‘공공기금의 기금’으로 기획재정부가 관리주체다. 앞서 지난해 9월 정부의 재정건전화 방안을 보면, 고용보험기금의 공자기금 차입금 10조3000억원은 오는 2030년 6월 9일까지 상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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