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안 닮았는데?'…닮은꼴 여성 인생 뺏으려 한 러시아인 중형 선고
뉴스종합| 2023-04-21 09:59
자신과 닮은 여성을 살해한 후 인생을 가로채려 한 빅토리아 나시로바(왼쪽). 오른쪽은 피해자 올가 츠빅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19일 미국 뉴욕주 법원은 살인 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빅토리아 나시로바(47)에게 징역 21년 형을 선고했다.

나시로바는 2016년 속눈썹 미용 전문가인 올가 츠빅(당시 35세)의 집에 "긴급히 속눈썹 수정이 필요하다"며 찾아갔다. 그는 미리 유명 베이커리의 치즈 케이크를 준비해 가져갔는데, 두 조각은 자신이 먹고 세 번째 조각을 츠빅에게 권했다. 치즈케이크를 먹은 츠빅은 그 자리에서 쓰려졌다. 여기에는 사람을 죽일 만큼의 강력한 진정제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츠빅이 쓰러진 것을 확인한 나시로바는 츠빅의 침대 주변에 치즈케이크에 든 약물과 같은 성분의 알약 여러 알을 뿌려 놓아 츠빅의 죽음을 자살로 위장하려고 했다. 그런 다음 나시로바는 츠빅의 여권과 노동 허가증, 돈을 훔쳐 달아났다.

심장마비 직전까지 갔던 츠빅은 다음날 친구가 집을 찾아 온 덕분에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 후에도 오랫동안 대인 공포증과 심한 불안, 불면에 시달려야 했다.

경찰은 치즈케이크 상자에 남아 있는 DNA를 가지고 나시로바의 신원을 특정해 검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나시로바가 범죄를 저지른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조사 결과 그는 2014년 러시아에서 이웃 여성을 살해하고 노후자금을 훔친 뒤 미국으로 달아나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던 피의자였다. 또 데이트앱을 통해 남성들을 유인해 약을 먹이고 금품을 터는 범죄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나시로바가 궁극적으로 노린 것은 자신과 꼭 닮은 츠빅의 인생이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둘 다 검은 머리에 이목구비가 '도플 갱어'로 보일 정도로 닮았다. 또 둘 다 러시아어를 사용하는데, 나시로바는 러시아인인 반면 츠빅은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케네스 홀더 판사는 나시로바를 두고 "사악한 계획을 세운 매우 위험한 여성"이라면서 그에게 중형을 내렸다. 그러나 나시로바는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지 않는 듯 선고가 내려지자 판사를 향해 심한 욕설을 내뱉었다.

멜린다 카츠 검사도 성명을 통해 "무자비하고 치밀한 사기꾼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인을 시도한 대가로 오랫동안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나시로바에게 정의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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