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아르헨, 이르면 다음주 2000페소 ‘최고액권’ 지폐 유통
뉴스종합| 2023-05-17 10:05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거리의 노숙인 여성들. 아르헨티나에서는 108%가 넘는 살인적인 물가상승률에 고통받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아르헨티나 경제부가 연 108.8%에 이르는 살인적인 물가 억제를 위해 강력한 금리 인상을 발표했으나, 시장에 이렇다 할 반응을 주지 못했다. 살인적인 물가상승률로 화폐 가치가 나날이 하락하면서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지난 2월 신규 도입을 예고한 2000페소 ‘최고액권’ 지폐가 예정보다 이르게 시중 유통될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새 2000페소 지폐는 올해 하반기부터 유통될 예정이었으나, 다음 주부터 유통되는 것으로 일정이 앞당겨졌다. 현재 시중 은행에서 ATM 기기 테스트 중으로 이르면 다음 주, 늦어도 5월 말에는 거리에서 사용될 것이라고 한다.

다만, 2000페소 지폐는 자유달러 환율로 미화 4달러 정도로 현재 우리 돈 5300원 수준이다.

아울러 물가 억제를 위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지난 15일 공식적으로 기준금리를 97%로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들어 4번째 인상으로, 중앙은행은 2주 남짓한 기간 6% 포인트나 대폭 올리며 연간 실효율이자율을 154%로 끌어올리는 초강수를 뒀다.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현지 통화 투자에 대한 실질 수익을 촉진하고 금융 변동성이 기대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4월 월간 상승률이 8.4%를 기록한 배경으로 지난 달 중순에 촉발된 외환시장 불안정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4월 10일부터 25일까지 2주 동안 자유 달러 환율이 26% 이상 급등하면서, 증권 달러 및 해외유출달러 환율도 동시에 폭등했다.

자국 화폐보다 미 달러를 선호하는 아르헨티나 국민은 은행 예금을 달러화하기 시작했고, 외환보유고 고갈이라는 언론 보도에 상인들은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달러 환율 상승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메커니즘이 다시 작동된 것이다.

이에 중앙은행은 6% 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특단의 조처를 내렸으나, 시장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틀 새 자유달러 환율은 3%나 급등했다.

15일 475페소로 시작된 자유달러 환율은 16일 494페소로 치솟았다가 488페소로 마감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특단의 경제 대책 세부 사항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경제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재정적자를 줄이고 보다 근본적인 경제 프로그램 없이는 외환시장과 물가를 안정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10월 대선을 앞두고 일명 ‘버티기(Plan Aguantar)’ 작전으로 환율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가격 통제와 외환시장 개입이 시장을 왜곡하고, 급격한 금리 인상은 정부 부채 부담만 가중될 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암울한 전망이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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