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인도 질주, 역주행까지…英 해리왕자 ‘母 다이애나 비극’ 떠올린 뉴욕 자동차 추격전
뉴스종합| 2023-05-18 09:20
해리 왕자(오른쪽)와 부인 메건 마클. [로이터]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영국 해리 왕자 부부가 미국 뉴욕에서 파파라치들과 인도를 질주하고 도로를 역주행하는 등 2시간 가량 자동차 추격전을 벌였다. 현지 매체들은 어머니인 다이애나비가 파파라치의 추격을 피하다 사고로 사망한 비극을 소환하기도 했다.

해리 왕자 측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 장모 도리아 라글랜드가 전날 밤 파파라치들이 연루된 재앙에 가까운 자동차 추격을 겪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뉴욕타임스(NYT), BBC 방송 등이 이날 전했다.

해리 왕자 가족은 전날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열린 미즈 재단의 ‘우먼 오브 비전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어퍼이스트의 숙소로 돌아오던 중 발생했다.

해리 왕자 측 대변인은 추격이 2시간 넘게 이어지는 과정에서 다른 운전자들은 물론 경찰관 2명, 행인들과 충돌할 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파라치들이 보도에서도 달리고 빨간불에도 질주하는가 하면 운전하며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인도 위를 질주하거나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경찰이 경호 지원에 나섰음에도 파파라치들의 추격이 거세 자동차 전용도로인 FDR드라이브로 우회하는 등 추격전이 1시간 가량 펼쳐지자 경찰의 안내로 어퍼이스트의 한 경찰서로 피신했다.

해리 왕자 가족은 경찰이 주변 도로 차량 통행을 차단하는 동안 경찰서에서 대기한 후 택시에 타고 숙소로 향했지만 이내 파파라치들의 추격이 이어졌다.

해리 왕자(오른쪽)와 부인 메건 마클. [AFP]

택시 기사 수크찬 싱은 여러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가)목적지를 말하기도 전에 파파라치들이 쫓아와 사진을 찍는 바람에 경찰서로 다시 돌아가달라고 했다”면서 10분 남짓 달렸지만 17달러 요금에 50달러의 ‘후한 팁’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해리 왕자 측 대변인은 “공인은 어느 정도 대중의 관심을 받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의 안전을 희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공 안전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며 “해리 왕자의 모친이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추격전과 관련해 줄리언 필립스 NYPD 대변인은 “그들의 이동을 위험하게 만든 다수의 사진기자들이 있었다”면서도 “해리 왕자 부부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고 이에 관한 충돌, 소환, 부상, 체포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와의 추격 끝에 사고로 파손된 다이애나비의 차량. [AFP]

해리 왕자의 어머니 다이애나비는 지난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의 추격을 피하다 사망했다. 해리 왕자는 어머니의 죽음을 일부 언론의 과도한 사생활 침해에 있다며 비난해왔다. 아내인 마클 역시도 영국 타블로이드지들과 소송을 벌이는 중이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마클은 수상 소감으로 여성들에게 평등을 위해 싸우라고 권하고 “여러분은 자신의 인생에 선각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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