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KBS앵커 옷이 달라졌다…“화면 바꿔치기” vs “억측과 오해”
뉴스종합| 2023-05-24 18:01
[KBS노동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국민의힘 공정미디어위원회가 24일 KBS 조작보도 의혹을 제기하며 "민노총 언론노조에 장악된 KBS의 실상을 보여주는 대참사"라고 주장했다.

KBS 측은 "보완 설명을 위한 재녹화"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KBS '뉴스9'가 민노총 건설노조 불법집회 편을 들기 위해 허위사실을 보도한 후 이를 지적 당하자 '화면 바꿔치기'로 무마하려고 했다"며 "엽기적인 조작 보도"라고 주장했다.

전날 배포된 KBS 노조의 성명도 거론했다. 노조는 이 성명에서 지난 5월18일 KBS '뉴스9'가 민주노총 건설노조에 대한 수사와 1박2일 집회 관련 리포트를 편향적으로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이소정 앵커는 "경찰은 며칠 전 건설노조의 1박2일 집회를 불법이라고 못박고 강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어떤 부분이 집회시위법에 어긋나느냐는 논란이 불거졌고, 경찰은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했다.

위원회는 이를 놓고 "(KBS 보도는)사실과 다르다"며 "경찰은 백브리핑에서 민노총 건설노조 집회에서 어떤 행위가 불법인지 구체적 사례까지 제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상적 언론이면 정정과 사과 조치를 취했겠지만 KBS의 대응은 달랐다. 다음 날 멘트를 고쳐 재녹화한 영상으로 바꿔치기한 것"이라고 했다.

위원회는 다시보기로 영상을 재확인한 결과 이 앵커의 멘트가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이 앵커 멘트가 "경찰이 며칠 전 건설노조의 1박2일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불법 집회를 연 적 있는 단체는 앞으로 비슷한 집회를 못 열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걸 놓고, 관련법과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불거졌는데 경찰 스스로도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로 바뀌었다는 주장이다.

또 "이 앵커 의상이 해당 보도 부분만 다르고 19일 영상의 의상과는 동일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도 했다.

위원회는 나아가 "KBS '뉴스9'가 19일 뉴스 클로징 멘트에서 사과는커녕 말장난으로 무마하려고 했다. 보도가 허위사실임을 명백히 밝히지 않은 채 '경찰이 어떤 부분이 불법인지 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전해드렸는데 이는 불법 집회 전력이 있으면 유사집회를 금지하겠다는 경찰 발표 내용에 한정된 것임을 밝혀드립니다'라는 애매한 멘트로 넘어갔다"고도 주장했다.

KBS 측은 이에 "앵커 멘트의 취지는 이번 집시법 논란의 핵심적인 위법 쟁점인 1박2일 방식의 야간집회를 금지할 수 있느냐와 불법집회 전력이 있는 단체의 집회를 향후 금지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경찰의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라며 "물론 합법적인 집회라도 폭력이나 신고 범위를 벗어난 교통 방해, 소음 등은 어떤 단체라도 그때그때 행위에 따라 집시법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관련 법 위반 소지가 발생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의 행동이 위법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집회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앵커멘트의 내용이 당시 건설노조의 집회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 경찰이 내놓은 불법 주장의 근거가 의도치 않게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19일 '어떤 부분이 불법인지 경찰이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전해드렸는데, 이는 불법 집회 전력이 있으면 유사 집회를 금지하겠다는 경찰 발표 내용에 한정된 것임을 밝힌다'라고 보완하는 정정멘트를 방송으로 내보냈다"며 "뉴스 홈페이지에 기존에 업로드된 해당 앵커멘트도 재녹화를 통해 정정멘트를 반영한 것으로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자막 오타와 취재원 보호 등 여러 이유로 방송된 뉴스 콘텐츠를 사후 수정할 때 적용하는 것과 똑같은 지침과 절차를 그대로 따랐다. 다만 그 이후에도 사내 일부에서 은폐, 조작과 같은 억측과 오해가 제기됨에 따라, 방송된 것과 다른 수정된 영상임을 간략한 사유를 적어 알림을 공지했다"고 했다.

KBS 측은 "방송된 뉴스를 인터넷 등으로 전할 때 이를 접하는 시민들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방치한 채 계속 전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라며 "만약 일부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숨길 의도가 있었다면 앵커가 직접 사전에 방송을 통해 정정멘트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KBS 9시 뉴스 방송본은 사내 아카이브인 KDAS에 그대로 녹화되며 이는 영구 저장된다. 보도영상 아카이브인 MAM에도 실제 방송분이 그대로 녹화돼 있다. 어떻게 숨기거나 은폐하려 했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