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이민자·경제위기로 ‘우향우’...유럽 휩쓰는 우파 물결
뉴스종합| 2023-05-30 11:12
28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집권 사회노동당(PSOE)이 중도우파 국민당(PP)와 극우 복스(Vox) 연합에 패했다. 사진은 선거 이튿날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산티아고 아바스칼 Vox 대표의 국회 연설을 듣고 있는 모습. [AP]

이탈리아와 스웨덴, 핀란드에 이어 튀르키예와 스페인까지 유럽에서 우파 물결이 거세다. 이민자 문제와 경제위기 등이 보수진영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중도우파 국민당(PP)과 극우 야당 복스(Vox) 연합이 집권당인 중도좌파 사회노동당(PSOE·사회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직전 지방선거에서 12개 광역 지방정부 가운데 10곳을 휩쓸었던 사회당은 이번에 대부분 지역을 야당에 내주게 됐다. 이에 따라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당에 자리를 내주게 된 사회당의 하비에르 람반 아라곤 주지사는 “스페인 전역을 휩쓴 우파 쓰나미가 우리도 휩쓸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에선 극우로 꼽히는 승리당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민족주의 바람이 한층 거세졌다. 앞서 지난 14일 치러진 대선 1라운드에서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는 5% 이상 득표하며 3위에 올라 ‘킹메이커’가 됐다.

이어 오안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으며, 에르도안은 민족주의를 더 강조하며 발을 맞췄다. 결과적으로 28일 결선 투표에서 승리를 거두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재집권에 성공했다.

유럽에서 보수 우파의 승리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극우인 이탈리아형제들(Fdl)이 승리해 베니토 무솔리니 집권 100년 만에 극우성향 총리가 탄생했다.

지난달 2일 치러진 핀란드 총선에서는 중도우파 국민연합당이 200개 의석 중 최다인 48석을 차지해 46석을 얻은 극우 핀란드인당과 우파 연정 구성을 추진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총선을 치른 스웨덴에서도 집권 중도좌파연합이 우파연합에 패배했다. 현재 우파연합의 중도당과 기독교사회당, 자유당 연정이 출범한 상태다.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극우 포퓰리즘 정당 스웨덴민주당은 내각에는 참가하지 않지만 원내 제2당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처럼 극우, 민족주의 세력이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유럽으로 이주하는 중동·아프리카 출신 이주 난민 급증에 경기침체 우려가 맞물린 탓으로 풀이된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물가 급등 등에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기성 정당에 대한 불만도 보수 열풍의 한 원인이다.

포퓰리즘 전문 연구자인 안토니 콘스탄티니는 지난해 9월 스웨덴 총선 직후 폴리티코에 기고한 글에서 “모든 우파나 포퓰리즘의 승리가 가짜뉴스 때문만은 아니며 종종 실제 유권자들의 좌절감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유럽연합(EU)이 제2 포퓰리즘 물결이 일어나는 이유를 파악하려 하지 않는다면 제3의 물결은 불가피할 것이고 그로 인한 결과는 예상하기 힘든 정도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우영·이민경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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