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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서둘렀던 北 위성…2차 발사도 예고한 11일 내 어려워”
뉴스종합| 2023-06-01 09:26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 ‘천리마-1형’ 발사에 실패하고 이른 시일 내 2차 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북한의 기존 예고일인 이달 11일 이전 2차 발사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전날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한 북한의 발사체로 추정되는 물체를 일부 인양했다. 북한은 전날 오전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지만 서해에 추락했다며,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발사 실패 원인으로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인정한 엔진과 연료 문제 외에도 조급하게 서두른 점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북한이 당초 발사를 예고했던 이달 11일 0시 전까지 ‘2차 발사’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북한은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지난달 31일 0시부터 이달 1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총체적으로 너무 서둘렀다”며 “예견된 실패”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4월 ‘수일 내 발사 지시’와 지난달 16일 직접 시찰, 한국의 누리호 발사 성공 등이 압박으로 작용해 충분한 엔진 시험이나 시스템 안정화 없이 발사를 단행했고,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진단이다. 조 위원은 “엔진 문제를 며칠 사이에 해결할 순 없을 것”이라며 “해결한다고 해도 수일 내 발사는 무모한 행동”이라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실패 원인을 기만할 이유는 없고 더군다나 실패를 인정한 상태”라며 “엔진·연료 등 문제는 우리 정부 발표와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11일까지 2차 발사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며 “원인을 판단하고 파악하는데 6개월 이상 걸리는 게 평균적”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도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누리호 발사 성공에 자극받아 통상 20일이 소요되는 준비 과정을 수일로 단축하며 새로운 동창리 발사장 공사가 마무리 안 된 상태에서 조급하게 감행한 것도 실패의 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한 북한이 지난 2012년 ‘광명성 3호’ 첫 발사 실패 후 2차 발사까지 약 8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던 점도 근거로 들었다. 북한은 2012년 4월 13일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당시에도 김 위원장의 집권 초창기이자 김일성 주석의 100번째 생일을 앞둔 상황에서 무리한 성과에 급급해 서두른 발사가 실패로 이어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북한은 약 8개월의 재정비 후 같은 해 12월 ‘광명성 3호 2호기’를 다시 발사해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현재 북한의 예고 기간 내 2차 발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공시했던 6월 11일까지 최악의 상황은 대비해야 한다”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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