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여의도 토지거래허가건수 30건…전월比 3배↑
‘최대 70층’ 지구단위계획 공개 영향…집값도 오름세
한양 전용 149㎡, 한 달 새 21억→24억으로 상승
지난 1971년 준공된 여의도 시범아파트.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잇따른 개발 호재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는 여의도 일대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4월 초 서울시가 여의도를 비롯해 목동·압구정·성수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하며 거래량이 주춤하는 듯 보였지만, 용적률 완화로 초고층 개발이 가능해진 지구단위계획안이 연이어 공개되며 여의도 부동산시장이 들썩이는 분위기다.
1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내 주거용 토지거래가 허가된 내역은 총 30건으로 집계됐다. 4월 여의도 토지거래허가건수 8건에 비하면 3배 이상 늘어났고, 전년 동월(5건)과 비교하면 1년 새 6배 증가했다. 지난달 한 달 만에 올해 1분기(1~3월) 허가건수(15건)를 훌쩍 넘겼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2년 이상 실거주 의무가 적용된다. 전세를 껴서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또, 1년 이내에 기존에 보유했던 주택을 모두 처분해야 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만 매매가 가능한 셈이다.
지난 2021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여의도는 서울시가 4월 초 허가구역 지정 기간을 내년까지로 1년 더 연장하면서 4월 토지거래허가건수가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지난달 급증했다. 이처럼 실수요자들이 몰린 건 시가 4월 말 ‘여의도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결정안’, 지난 24일 ‘여의도 금융 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을 발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울시 계획안에 따르면, 여의도 아파트지구는 재건축 추진 시 용도지역 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높일 수 있고, 최고 200m(최대 70층)까지 건축이 가능해진다. 또,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을 통해 금융기관이 몰려 있는 동여의도 일대는 용적률 최대 1200%까지 적용할 수 있고, 350m 이상 초고층 건축물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여의도 일대 개발계획 밑그림이 발표되자 재건축 추진 단지 주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는 양상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임에도 불구하고 투자가치가 높은 ‘똘똘한 한 채’를 매수하려는 실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의 실거래가 및 호가도 오름세다. 54층 재건축을 추진하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전용 149㎡는 지난달 1일 24억원에 거래됐는데 4월 초 같은 타입이 21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3억원 올랐다.
최근 재건축추진위원회 구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진 미성아파트 전용 162㎡는 지난달 25일 29억8000만원에 팔려 최고가를 새로 썼다. 뿐만 아니라, 광장아파트 전용 139㎡는 4월 중순 23억7500만원에, 비슷한 시기에 진주아파트 전용 72㎡는 15억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구단위계획안 발표 영향으로 수요자들이 미래가치를 보고 실거주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매수에 나선 것”이라며 “여의도는 일자리가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지역이고, 광화문·강남 등으로 진입하기 좋은 위치에 있어 향후에도 집값은 꾸준히 우상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여의도는 학원가가 많지 않아 교육 측면에서 취약하다는 한계는 있다”고 덧붙였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거래량 증가는 지구단위계획안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고, 투자 수요와 실수요가 겸비된 매수가 이뤄진 것”이라며 “여의도 자체가 확장성이 없고 희소성이 강한데다 금융특구 호재가 있고 용산 국제업무지구와도 연계되는 부분이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가격 상승요인이 많다”고 했다.
또한 윤 팀장은 “(여의도 내) 고층 개발을 하게 되면 토지에 대한 사용가치가 높아져 당연히 평당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높이 올릴수록 건축비용이 비싸지기 때문에 분양가도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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