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스타벅스, 맥도날드 떠나자…‘돈방석’ 앉은 러 부자들
뉴스종합| 2023-06-15 11:11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스타스 매장의 모습. 브랜드 로고가 스타벅스와 매우 유사하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 브랜드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대거 철수하자 그 자리를 꿰찬 러시아 부호들이 큰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돈 있는 러시아인들이 자국을 떠나는 미국과 유럽 브랜드의 사업체를 싼 값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산을 불렸다고 보도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최근 러시아에서 운영되고 있는 커피 브랜드 ‘스타스 커피(STARS COFFEE)’다. 미 커피브랜드 스타벅스와 매우 유사한 이 브랜드는 스타벅스와 메뉴까지도 비슷하다. 기존 스타벅스 매장을 일부 리브랜딩만한 후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2022년 초까지만해도 러시아에 130여개 매장을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운영됐으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침공한 이후인 지난 3월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이어 5월 스타벅스는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러시아에 남겨진 스타벅스의 매장과 자산 등은 러시아 유명 랩퍼인 티마티와 레스토랑 경영자인 안톤 핀스키에게 인수됐고, 이들은 스타벅스를 닮은 ‘스타스 커피’를 론칭했다.

이들은 스타벅스 러시아 사업 인수 과정에서부터 큰 이익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타스 통신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이 사업 인수 당시 지불한 금액은 5억루블(75억9500만원)에 불과하다. 인수 직전해인 2021년 스타벅스가 러시아에서 벌어들인 6000만달러(765억8400만원)의 1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맥도날드 역시 지난해 3월 러시아 철수 당시 큰 손해를 보고 800여개 점포를 비롯한 기존 자산들을 러시아인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존 맥도날드는 ‘브쿠스노 이 토치카(Вкусно и точка)’란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다.

당시 맥도날드 러시아 사업을 인수한 이는 이미 시베리아에서 25개 맥도날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던 알렉산더 고브로다. 그는 언론에 “시세 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맥도날드를 샀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맥도날드가 매각 과정에서 최소 12억달러(1조531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넛브랜드인 크리스피 크림 역시 러시아 내 매장 30여곳을 러시아의 외식업계 큰 손인 아르카디 노비코프에 싼 값에 판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기존 크리스피 크림 매장은 ‘크런치 드림’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디언은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면서 기존 서양 브랜드들이 큰 재정적 타격을 받고 있었다”면서 “많은 러시아 부호들이 서방 브랜드 철수 여파 속에 기회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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