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미중 외교장관 8시간 마라톤 회담…블링컨, 시진핑 만나느냐가 관건
뉴스종합| 2023-06-19 09:23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UPI]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베이징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가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극적인 돌파구는 찾지 못했지만, 갈등 관리를 위한 소통의 중요성에는 공감했다. 블링컨 장관이 19일 시진핑 국가주석을 예방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시 주석의 방미가 성사될 경우 양국 관계의 분위기 전환을 위한 모멘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국무장관과 친강 외교부장은 18일 오후 2시 35분(현지시간)부터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회담과 업무 만찬을 포함해 총 8시간의 마라톤 협의를 진행했다.

회담에는 두 장관 외에 미국 측에서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세라 베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 니컬러스 번스 주중 대사 등이, 중국 측에서는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 화춘잉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 양타오 외교부 북미대양주사(司) 사장 등이 각각 배석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회담에서 “미국이 미국민의 이익과 가치를 항상 옹호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세상을 위한 비전을 진전시키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미중관계가 ‘경쟁’ 상태에 있다는 인식을 재확인하고, 동맹국들을 규합해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을 견지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 부장은 “현재 중미관계는 수교이래 최저점에 놓여있다”며 미국 측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등 ‘핵심이익’과 관련한 엄정한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중국은 미국이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인식을 갖고 중국과 협력하며 미중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유지해 예상치 못한 사건들을 이성적으로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은 서로 표현은 조금씩 달랐지만 당국간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민간 교류를 통해 양국 관계의 상황을 관리할 필요성에 뜻을 같이했다. 양측은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기로 합의했으며, 미중관계의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 공동 워킹그룹 협의를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측은 작년 11월 발리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합의한 중요한 합의를 공동으로 이행하고 이견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며 대화와 교류 및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밀러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은 오해와 오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외교와 폭넓은 현안에 대한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우려가 되는 몇 현안 뿐 아니라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양국이 공유하는 초국가적 현안에서는 협력을 모색할 기회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방중 마지막 날인 19일 중국 외교라인 일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만날 예정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예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수개월 안에 시 주석과 만날 의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블링컨 장관이 시 주석과 면담하면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한다는 뜻을 전달하고, 회의 참석 중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블링컨 장관과 만나 소통 라인을 재개하려는 것은 중국이 미중 관계 하강을 멈출 용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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