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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코엑스 와인박람회 조지아 부스를 가봤다…이곳은 MZ세상
라이프| 2023-06-26 11:22
조지아 부스의 아스칸넬리(ASKANELI) 브랜드. 상품 종류가 무려 500개로 세계 최초로 아로마향이 나는 와인도 공급하는 곳으로, 전통 항아리 방식을 고수하는 자부심이 엿보였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1. 샤또 무크라니(CHATEAU MUKHRANI)는 19세기 조지아 왕족의 여름별장 근처에 있던 와이너리였다. 그곳에서 생산되던 와인 브랜드가 샤또 무크라니다. 역사의 숨결이 있는, 자부심이 대단한 브랜드다. 1878년 시작된 와이너리는 한때 왕족이 경영하기도 했다. 조지아가 구소련 손아귀에 넘어갔을때 와이너리도 빼앗겼는데 2002년 사기업화 됐다. 이곳에서는 조지아국왕이 결혼식을 하기도 했다.

#2. 보르바오(ORBALO)는 8000년전 조지아의 와인생산 방식을 고수하기로 유명하다. 포도를 따 전통 항아리인 크베브리(QVEVRI)에 담아 땅 밑에 묻는다. 그렇게 6개월동안 흙속에 둔다. 그러면 와인맛이 드라이해지고 산도도 매끄럽게 떨어진단다.

#3. 아스칸넬리(ASKANELI) 역시 전통 항아리 기법을 쓴다. 토속품종 상품 종류가 무려 500개다. 대표적인 브랜드인 오렌지와인(orange wine)은 깔끔한 뒷맛을 자랑한다. 이곳의 자부심은 아로마향이다. 세계 최초로 아로마향이 나는 와인을 공급한다.

#4. 프렐리니(RTVELISI)는 조지아 와인 70%를 생산하는 카헤티(Kakheti)의 포도밭을 소유한 친구들끼리 만든 와이너리다. 이 브랜드는 JJ트레이딩 통해 다음달 컨테이너 한대 물량을 한국에 수출할 예정이다. 이 브랜드는 한국 레스토랑이나 슈퍼마켓 체인점 등에 유통한다. 전통적 방식으로 유명한 프렐리니의 경영 목표는 고품질과 잊을수 없는 맛의 명성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이다.

#5. 퀴메리오니(QIMERIONI)는 1919년 12월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Tbilisi)에 있는 예술가 카페인 QIMERIONI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 카페에선 조지아 시인과 예술가들이 활동했다. 이에 네이블에 예술적 디자인을 새겨넣었다. 퀴메리오니 병 겉의 디자인은 예술과 창조성이 물씬 풍긴다.

퀴메리오니(QIMERIONI) 브랜드의 조지아 와인. 예술적인 레이블이 인상적이다.

이들 와이너리의 공통점은? 와인의 본고장으로 통하는 조지아의 대표적 와이너리이자 브랜드다. 조지아는 와인에 있어서 성지로 불린다. 성경에 나오는 ‘술 취한 노아’나 포도나무 얘기 등은 그 지역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와인이 없었다면 존재 의미가 없었을 것이라는 조지아. 오죽하면 그 곳에는 “물보다 와인에 빠져 죽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표현했을까.

조지아 와인의 특징은 무려 8000년 전의 전통 조지아 와인 생산방식을 고수한다는 점이다. 포도를 따 줄기나 씨앗 채 전통 항아리인 크베브리(QVEVRI)에 담아 땅 밑에 묻어 발효하는 방식은 올드(Old)하지만, 최적의 와인을 만드는 기법이기에 그 방식을 그대로 따른다는 것이다. 와인 전통이 숨어있는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과 함께 ‘코카서스 3국’으로 불리는 조지아는 그래서 그 이름 자체로 와인의 대명사다.

조지아 부스. 행사기간 사흘동안 내내 시민들로 북적였다.

지난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 A홀에서 열리는 ‘2023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를 찾았다. 한마디로 시민들로 물결을 이뤘다. 술에 대해 이토록 시민들이 관심이 컸나 싶을 정도였다. 특히 젊은세대, MZ들의 모습이 대세였다. 오늘날 한국 소비시장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았다. 박람회는 22일을 시작으로 24일까지 사흘간 열렸다.

단연 인기를 끈 부스는 ‘조지아 부스’였다. 와인의 성지에서 온 조지아 와인에 대해 관람객들은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았다. 부스에서 만난 김승호·나정연(20대초반·가명) 커플은 “데이트를 할때나 평소에도 와인을 즐겨먹는다”며 “조지아 와인, 조지아 와인하는 얘기를 듣곤했는데, 과연 어떤 맛이고 값은 얼마인지 궁금해 박람회에 오게됐다”고 말했다.

부스에 있던 조지아 관광청 관계자는 “어제(22일)는 부스가 마비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조지아 와인 생산 방식과 그 맛에 호기심이 큰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조지아 와인에 대한 스토리도 관람객들이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현장에서 만난 타라쉬 파파스쿠아 주한조지아 대사는 “조지아는 와인청장이 따로 있을 정도로 와인에 대해 세계 어느나라보다 애정이 큰 나라”라며 “8000년전 항아리 공법이라든지, 인공첨가물이 없는 와인이라든지 하는 점이 세계 시장에서 사랑받는 이유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국과의 파트너십 강화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와인을 공급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8000년전’ 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에선 자부심이 묻어난다. 조지아는 와인의 발원지로, 흑해 연안에서 8000년 전의 포도씨가 발견됨으로써 그것이 입증이 됐다. 8000년 전에도 조지아 사람들은 와인을 마시고 즐겼던 것이다.

조지아 부스에서 눈에 띈 것 중 대표적인 것은 항아리였다. 사람 한사람 반이 들어가는 항아리는 그 크기대로가 아닌 축소형으로 전시됐지만, 항아리에서 발효되는 와인의 맛에 시민들은 궁금한듯 많이 물어들 오셨다고 한다. 크베브리(QVEVRI)로 불리는 이 항아리는 어느 부스에선 작은 초콜릿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답례품으로 주기도 했다.

조지아 부스 관계자들과 함께 시음을 하며 돌아다녔다. 조지아 와인의 맛 공통점은 드라이한 맛이다. 산도를 최대한 줄여 단맛 신맛을 줄이고 드라이한 맛을 추구하는 게 조지아 와인이다. 물론 레드와인의 경우 강한 산도와 톡 쏘는 맛으로 강렬한 맛을 추구하는 브랜드도 있었다.

파파스쿠아 주한조지아 대사(왼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최진영 코리아헤럴드 대표가 조지아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파파스쿠아 주한조지아 대사는 “조지아 와인은 달콤한 맛, 톡 쏘는 맛, 향기나는 맛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달콤한 맛’”이라며 “한국인도 매우 좋아하는 맛”이라고 설명했다. 조지아 와인과 한국인의 입맛 궁합이 잘 맞다는 뜻이다.

행사장을 찾은 최진영 코리아헤럴드 대표는 “조지아 와인의 스토리와 풍미를 느낄수 있어 더욱 좋다”며 “조지아대사관과 한국이 좀더 파트너십을 강화해 와인 네트워크를 확대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국국제전시가 주최한 이번 2023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베버리지마스터협회 한국소믈리에협회 한국주류수입협회 영동와인연구회 한국비어소믈리에협회 한국술연구회 한국음료강사협의회 브루웍스 화요 등이 후원했다.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는 매년 3만5000명 이상의 시민 및 바이어가 찾는 국내 유일의 주류 전문 박람회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사흘간 관람객은 4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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