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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총 5억 원 들여 360도 회전 동상 제작
뉴스종합| 2023-07-05 14:52
국가보훈부는 5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사진은 백선엽 장군 동상 조감도.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6·25전쟁 영웅 故 백선엽 장군 3주기 추모행사가 경상북도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진행됐다.

백 장군의 정신을 기리고 안보의식 고취를 위해 마련된 행사는 동상 제막식과 통합 추모식으로 나뉘어 이뤄졌다.

먼저 동상 제막식은 박민식 보훈부 장관과 백 장관의 장녀 백남희 여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그리고 동상건립추진위원회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동상은 백 장군 서거 3주기를 맞아 민간 동상건립추진위 주관으로 추진됐다.

동상건립추진위 국민성금모금을 비롯해 보훈부 예산 1억5000만원 등 총 5억원을 들여 높이 4.2m, 너비 1.56m 크기로 제작됐다.

국민성금은 모금 2개월 만에 목표액을 달성했다.

특히 동서남북 사방으로 대한민국을 지키고 수호한다는 의미를 담아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박 장관은 “대한민국을 구한 호국의 별인 백선엽 장군의 희생과 헌신을 많은 분들이 기릴 수 있을 것”이라며 “6·25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낙동강 방어선을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성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우경(한국자유총연맹 경북도회장) 동상건립추진위원장은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번영은 백선엽 장군을 비롯한 수많은 영웅들의 위대한 헌신과 희생으로 만들어졌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영웅들이 다시는 홀대받지 않고 잊혀지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총장이 주관한 통합 추모식은 유가족과 이 장관, 박 장관,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그리고 역대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유관기관 및 보훈단체 관계자, 장병, 지역주민, 학생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6·25전쟁 정전협정 및 한미동맹 70주년인 올해는 그동안 다수의 민간단체들이 개별적으로 추진해온 추모식을 육군이 통합함으로서 행사의 대표성을 높였다.

또 이등병부터 장군까지 현역 장병과 학생, 참전용사 등 세대와 신분을 초월한 다양한 계층이 고인의 업적을 기려 의미를 더했다.

이 장관은 추모사를 통해 “백 장군은 6·25전쟁 당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한 군인 중의 군인이자 호국의 영웅”이라며 “특히 이곳 다부동전투에서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라고 외치며 승리를 이끈 장군 덕분에 유엔군의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장군은 한미동맹의 뿌리이자 상징과도 같은 분”이라며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와 땀으로 맺어진 미군들과의 전우애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평화·번영은 장군과 같은 호국영웅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 덕분에 가능한 것”이라면서 “군은 장군의 숭고한 뜻을 본받아 제복입은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또 한미동맹을 더욱 발전시키고 호국정신을 계승해 장군이 그토록 사랑했던 자유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하게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창군의 주역인 장군은 그 어떤 호칭보다 군인으로 불리는 것을 좋아했던 진정한 군인이었고 백척간두 위기에서 조국을 구한 최고의 전쟁영웅”이라며 “이제는 저희가 뜻을 이어 더욱 자유롭고 번영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고 자유 대한민국의 평화를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백남희 여사는 “아버지는 생전에 최초 4성 장군의 명예나 훈장 등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분들과 국민들의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아버지의 평생의 염원이었던 조국수호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애쓰고 계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다부동은 6·25전쟁 당시 백 장군이 사단장으로 이끌던 1사단이 북한군 3개 사단을 격파하며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한 상징적인 장소다.

1사단이 다부동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국군은 최후 방어선인 낙동강 전선 방어에 성공하고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백 장군은 다부동 전투를 비롯해 평양 최초 점령, 서울 재탈환, 춘계 공세 방어, 동부 휴전선 북상 등 숱한 작전을 지휘한 6·25전쟁 영웅이다.

제4대 합동참모의장과 제7대, 제10대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했으며 2020년 100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백 장군의 공로는 미국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미 국립보병박물관은 백 장군의 6·25전쟁 경험담을 육성으로 담아 전시하고 있으며, 미군 주요 군사학교에서는 6·25전쟁 회고록 ‘군과 나’를 교재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 중 한명으로 선정돼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서 헌정영상이 2주 동안 송출되기도 했다.

경북 칠곡군은 5일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 김재욱 칠곡군수, 보급품을 지게로 운반하며 국군을 지원했던 지게 부대원 후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부동전투 참전 주민 위령비 제막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다부동전투 참전 주민 위령비. [연합]

이와 함께 같은 날 칠곡군이 주관한 ‘지게부대’ 위령비 제막식도 함께 거행됐다.

지게부대는 계급도, 군번도 없는 민간인 신분으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고지에서 탄약과 식량을 비롯한 군수물자를 나르며 큰 활약을 펼친 6·25전쟁의 숨은 영웅들이다.

지게를 지고 전장을 누비는 모습 때문에 지게부대로 불렸다.

이를 인상 깊게 지켜본 미군들은 지게의 형태가 알파벳 ‘A’와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The A-frame Army’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들은 다부동에서만 2800여 명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참전 사실 입증이 어려워 제대로 된 보상이나 예우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건립된 위령비는 지게부대원의 희생과 헌신을 높이 평가했던 백 장군의 유지를 받든다는 의미에서 백 장군 동상과 함께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자리 잡게 됐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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